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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사람들/황금탑

반야를 찾아 떠난 열흘간의 아나파나 여행 3

2018년 미얀마 단기 출가기 / 태이자는 이렇고 보고 듣고 생각했다

- 반야를 찾아 떠난 열흘간의 아나파나 여행 / 3. 수행의 기초편도체를 극복하라


* 이 글은 바이오코드 및 아나파나 사티 수행자용입니다

* 일반 독자를 위해서는 <2018 BBS 불교방송 / 그들은 왜 단기 출가에 나섰나? 1~9>가 따로 있습니다.


3. 수행의 기초, 편도체를 극복하라

- 편도체가 악마 파순이자 도리천의 천신이다

 

사카 고타마 싯다르타가 수행 중에 싸운 상대가 있다. 바로 파순이다. 파순은 악마라고 종종 표현되지만 실은 싯다르타의 깨달음을 시험하는 감독관이다.

일반 수행자에게도 고비고비마다 시험을 걸고 좌절시키려는 파순이 나타난다. 이런 걸 마장(魔障)이라고 하는데, 마장이 올 때는 한 단계 더 높여주려는 시험관이 찾아왔구나 생각하고 더 정신을 차려야 한다.

마라 파순은 실재하는 것이다. 즉 편도체가 파순이다.

편도체는 뇌과학으로 말하자면 기억은행이다.


- 마라 파피야스(파순). 붓다의 깨달음을 방해하는 존재로 묘사되나, 

실은 붓다의 머릿속에 숨어 탐진치를 일으키는 편도체가 바로 파피야스다.

오른쪽 사진은 우리 뇌속에 실제로 존재하는 허먼큘러스다. 이게 파피야스의 본모습이다.

 

인간이 눈으로 무엇인가를 바라보면 그것이 무엇인지 더 빨리 알아차리기 위해 편도체와 후두엽에 기존 이미지 정보가 기억으로 대기하고 있다가 이 시각신호에 즉각 대응한다. 구름이 피어오를 때 갖가지 형상이 떠오르는 것은 편도체와 후두엽의 시각이미지가 자극되어 비슷한 정보가 들어오면 무조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자라 보고 놀란 사람에게 솥뚜껑조차 자라가 아닌가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과 같다. 이렇듯이 편도체와 소뇌, 대뇌에는 기억의 건반이라는 게 있어서 비슷한 정보가 들어오면 비슷한 건반이 즉시 반응하여 소리를 내거나 이미지를 끌어내거나 기억을 되살린다.


- 두뇌는 눈 귀 코 혀 피부로부터 인식되는 모든 자극에 대해, 미리 준비한 정보의 건반을 두드려 "이게 맞느냐?"고 해마에게 물어본다. 이때 해마가 맞다고 하면 그것이 사실로 간주된다. 즉 자라 보고 놀란 사람이 솥뚜껑을 볼 때에도 두뇌 중 공포를 담당하는 편도체는 솥뚜껑이라는 이미지를 보자마자 0.03초만에 자라 이미지가 들어 있는 '기억의 건반'을 자극한다. "혹시 자라 아니야!" 이런 경고다. 이때 3초쯤 지나, 매우 이성적인 대뇌 후두엽에서 솥뚜껑 이미지와 자라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주면, 해마는 어리둥절하게 생각하다가 여러 가지 부속 이미지를 종합하여 솥뚜껑으로 최종 판단한다. 그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것이 반야심경에 나오는 안이비설신뇌-색성향미촉법의 프로세스다.


만화나 영화, 조각, 커리커처를 감상할 볼 수 있는 것도 편도체 덕분이다. 편도체 덕분에 0.03초만에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뇌 속에 저장되어 있는 이미지 정보를 갖다 대입시킨다. 그러면 그것이 무엇이든, 다소 화소량이 떨어져도 두뇌 속에 있는 기억 이미지로 대체한다. 단순한 먹선으로 된 만화라도 편도체는 마치 영화를 보듯, 실제 상황을 보듯 뇌는 실감나게 해석한다.

소설도 마찬가지다. 글 밖에 읽지 않지만 두뇌는 단어에 맞는 기억 이미지를 잇따라 보여준다. 그래서 읽는 건 글이지만 뇌에서는 동영상이 쉬지 않고 돌아간다. 이게 다 뇌가 '기억의 건반'을 쥔 채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뇌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는 어떤 형태로든 빨리 해석하기 위해 애쓴다. 그중에서도 가장 애쓰는 뇌가 편도체다. 편도체는 0.0.3초만에 해석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사전에 가지고 있는 정보를 갖다 시시각각 들이댄다. 그게 잘 되면 반야(지혜)이지만 잘못되면 콤플렉스, 트라우마, 본능이 된다.

우리가 아나파나 사티를 하여 집중하고, 비파사나로 통찰하자는 건 뇌의 판단이 콤플렉스나 트라우마가 아닌 반야로 더 정확한 답을 만들어내도록 노력하자는 것이 그 목적이다.

그런데 뇌는 끊임없이 서두른다. 내버려두면 오류 투성이다. 이걸 반야로 통제하자는 것이 아나파나요 비파사나다. 탐진치 우선 순위에 빠져 콤플렉스와 트라우마를 먼저 살피는 오류를 일으키는 편도체를 조절하고 이끌면서 계정혜로 진실, 사실을 구하는 것이 목표다.

 

시각이미지, 청각이미지, 후각 정보 등 생명 안위, 생존 조건, 생식 관련 이미지는 후두엽이 아닌 편도체에 깊이 새겨져 있다. 안이비설신의의 의()는 곧 뇌다. 즉 편도체가 갖고 있는 콤플렉스와 트라우마 이미지가 여기에 숨어 있는데, 이들의 속삭임을 물리치고, 잡아당김을 떨치고 진실을 찾아 달려나가야 한다. 뇌가 아무리 기억의 건반을 마구 두드리며 불러세우더라도 오직 반야의 불빛을 향해 떨치고 달려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해마, 대뇌, 뇌량 등 두뇌의 대부분은 절대적 반야(지혜)를 추구하지만 편도체는 그렇지 않다. 오직 생존만 추구한다. 그래서 탐진치가 사라지지 않는다. 즉 탐진치는 오로지 편도체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이 탐진치를 떨쳐야만 반야가 보이고 지혜가 생긴다.

 

- 실제 편도체 이미지.


반야를 찾아가는 길에는 편도체라는 파순이 곳곳에서 도사리고 앉아 길을 막고 나팔을 불며 기억의 건반을 두드려댄다. 붓다도 그 길을 가고, 수많은 선지식들이 그 길을 갔다. 그 길을 가다가 신밧드 룸살롱으로 새는 사람도 있고, 도박판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있고, 처자식을 만들어 몰래 살림을 차리는 사람도 있다.

편도체는 오직 생존 본능만 다룬다. 박사모, 노빠, 문빠, 명빠, 안빠는 사이비종교 추종자들과 거의 비슷하다. 그들은 반야지혜로 세상을 살지 못하고, 동물처럼 무리의 법칙을 따른다. 무리 속으로 들어가 생존을 보장받으려는 것이다. 편도체가 시키는 속삭임이 바로 그런 것이다,

사기꾼이나 독재자는 이러한 편도체 본능을 이용하여 공포와 보상을 조절해가며 빠질을 하는 어리석은 민중을 이끈다. 진실은 깊이 파묻어 놓고 거짓 5온으로 세상을 현혹한다. 반야는 어둡게 하고, 탐욕을 크게 밝힌다. 탐욕은 언제나 달콤하고, 반야는 쓰고 아리다.

편도체는 사실 인류의 적이 아니다. 사실은 단세포에서 인류가 될 때까지 동행한 동반자다. 우리는 편도체를 배신해서는 안된다. 부모 형제를 배신할 수 없는 것처럼, 편도체는 우리의 오랜 동지다. 하지만 부모보다 더 강하게 나를 지키는 이 동반자는 오로지 나의 안전만 생각하고, 나만 살아라, 나부터 살라고 끊임없이 속삭인다. 살기 위래서라면 거짓말해도 괜찮다, 도둑질도 괜찮다, 죽어가는 사람이 있어도 안위에 문제가 될까봐 못본 척하라고 요구한다.

이렇듯이 편도체는 인류 진화의 원동력이자 적이다. 편도체는 인류가 진화하는 걸 잡아당기는 악마 파순이지만, 역설적으로 이 행동의 과잉으로 생명체의 진화를 촉진시킨다. 편도체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진화의 정점에 서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편도체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더 이성적이며 더 합리적이며 더 이타적이었을 것이라고 상상해볼 수도 있다.

 


- 눈 큰 귀신 이미지.

귀신이라고 하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피를 줄줄 흘리는 형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귀신은 사람과 똑같다.

사람들이 귀신 형상을 상상하는 실체는 사실 죽은 사람의 시체나 부상자의 모습이다. 생존을 목표로 하는 편도체는 죽음을 극도로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 자체를 보면 공포를 느낄 분이다.

어떤 귀신이든 편도체와 측두엽, 그리고 후두엽에 저장된 <기억건반>이 자극되어 뇌 안에서 일어나는 느낌이지 눈을 통해 보는 시각 정보는 절대로 아니다.

 

변연계뇌의 신중치 못한 기능은 꿈을 통해서 알아볼 수 있다.

꿈은 대뇌를 재운 상태에서 편도체가 일으키는 가상현실이자 시뮬레이션이다.

대뇌를 재운다는 것은, 대뇌피질에 연결된 시냅스에 전기신호나 화학신호를 송출하지 않아 대뇌가 쉴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편도체 혼자 꿈을 꾼다. 이 꿈이 바로 시뮬레이션이다. 편도체는 위험한 상황이나 사전 위기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꿈을 꾸는 동안 편도체가 이용하는 정보는 해마 기억 중 일부다. 그것도 매우 오래된 기억만 이용한다. 새로운 기억은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해마도 대부분 잠을 자는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공간 정보 등을 갖고 있는 해마의 좌뇌만 이용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해마의 공간 정보 중 깊이 새겨진 것들만 편도체로 이동하여 꿈에 이용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해마 우뇌가 가지고 있는 연대기 정보는 일단 차단되므로 꿈에서는 종종 현재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다. 자기 나이도 인지하지 못하고, 이름이나 가족관계도 헷갈린다.

 

- 가사를 입을 때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왼쪽 어깨를 감싼다.


사리풋타(사리불)는 지혜를 상징한다. 그래서 붓다의 오른쪽에 선다. 붓다를 상징하는 가사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다. 사리불 같은 지혜를 드러내라는 뜻이다.

목갈라나는 붓다의 왼쪽에 서는데, 신통을 상징한다. 신통은 다른 말로 수(). 지혜는 논리의 범주 안에 있지만 신통은 논리 밖에 있다. 그래서 붓다를 상징하는 가사는 왼쪽 어깨를 감춘다. 그렇더라도 신통은 우주의 법칙 즉 반야 내에 있다.

따라서 반야의 앞면이 지혜라면 뒷면은 신통이다. 지혜는 쓰되 신통은 감추라는 뜻이다. 이를 편단우견(偏袒右肩)이라고 한다.

설명을 다시 하자면, 지혜는 대뇌가 계산하여 얻는 정확한 값을 가리킨다. 다만 신통은 편도체가 미리 갖고 있는 값이다. 문제와 답만으로 구성돼 있는 것을 신통이라고 한다. 논리가 없고 과정이 없고 이유가 없다.

그래서 붓다는 아주 급하지 않으면 신통을 쓰지 말라고 하셨다. 즉 아주 급하지 않으면 편도체가 가리키는 탐진치에 끌려가지 말라는 뜻이다.

 

예를 들자면, 1260코드는 편도체가 활성되어 있다. 그래서 위기에 매우 강하게 반응하고, 손에 잡힌 욕망에 매우 편안한 느낌을 갖는다. 즉 나쁜 것에 화를 내는 건 매우 빠르지만, 좋은 것에 탐욕을 내는 건 매우 길다.

0630코드는 편도체가 비교적 덜 활성되어 있다. 그래서 위기에서도 느린 경우가 많다. 다만 손에 잡힐 것같은 욕망에서는 매우 빠르다. 편도체 비활성으로 혹시 모를 위험성조차 상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편도체가 시키는대로 하면 Huin이라고 할 수 없다. <휴인이 뭔지? 궁금하면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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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얀마 단기 출가기 / 태이자는 이렇고 보고 듣고 생각했다

- 반야를 찾아 떠난 열흘간의 아나파나 여행


1. 마하야나(대승)와 테라와다(상좌부)누가 진짜 붓다의 사람들인가

2. 비파사나 좋으나 아나파나부터, 아나파나 좋으나 계(戒)부터! 

- 탐진치(貪瞋癡) 계정혜(戒定慧)는 변하지 않는 반야(진리)의 프로세스

3. 수행의 기초, 편도체를 극복하라

- 편도체가 악마 파순이자 도리천의 천신이다

4. 도솔천과 사바 세계

- 맹가의 법칙을 재확인하다

5. 반야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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