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겨레신문에 <운동하면 알츠하이머 예방되는 이유 찾았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이 기사가 주목하는 이리신 호르몬은 사실 이제 발견된 게 아니다. 또한 치매 예방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벌써 오래 전에 나온 일인데, 이 기사는 마치 이제서야 이리신 호르몬이 발견된 것처럼 호들갑다.
학계는 아직도 이리신 호르몬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고, 아직 이렇다 할 결정적인 결론이 나온 바 없다. 또한 운동 후에 나오는 이리신 호르몬 문제는 치매 기전에 등장하는 수많은 원인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더라도 앞으로 연구 결과를 주목해야 할 가치는 있다. 더구나 운동 안하면 치매 예방과 치료에 도움된다는 주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운동을 기피할 이유가 없다.
운동 호르몬(이리신)을 둘러싼 논란
생명과학 KISTI (2015-03-24 10:11)
2012년, 비만 연구자들의 눈길을 끄는 분자(신체의 지방 저장 및 사용을 조절하는 분자)가 하나 발견되었다. 그것은 이리신(irisin)이라는 호르몬으로,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운동 직후의 에너지 지출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리신은 비만과 당뇨를 치료하는 신약 후보물질로 주목을 받았지만, 후속연구에서 일관된 결과가 나오지 않자, 일부 과학자들은 이리신이 인간의 대사과정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이리신 검출에 사용되는 항체기반검사키트(antibody-based test kits)의 신뢰성을 문제삼음으로써, 이리신의 역할에 대한 의심을 증폭시킴은 물론 항체기반검사에 대한 전반적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2012년 Nature에 기고한 논문에서, 하버드 의대의 브루스 스피글먼 교수(세포생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운동 후 근육에서 생성되는 FNDC5라는 단백질이 마우스의 건강한 대사를 촉진한다"고 보고했다. 즉, "FNDC5의 조각(fragment)인 이리신이 혈류로 분비되어, (에너지를 저장하는) 백색지방세포르 자극하여 (에너지를 연소시키는) 갈색지방세포처럼 행동하게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연구진은 "인간의 혈청에서 이리신을 검출했으며, 수 주 동안 지구력훈련을 받은 사람에게서 이리신의 혈중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고했다.
스피글먼 박사와 하버드대 측은 이리신의 개발권을 엠버세라퓨틱스(2011년 스피글먼이 공동으로 설립한 바이오업체)에 양도함으로써, 바야흐로 신약개발의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이와 함께 많은 과학자들이 이리신 연구에 뛰어들어, 이리신이 대사과정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연구하고 대사질환의 새로운 약물표적을 찾아내는데 몰두했다. 그러나 후속연구 결과는 엇갈렸다. 어떤 연구에서는 `운동한 사람의 혈액 속에서 이리신의 혈중농도가 급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한 반면, 어떤 연구에서는 `아무런 결과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고한 것이다.
듀크 대학교의 해롤드 에릭슨 교수(생화학)는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결조직, 연골, 뼈에 관한 강의를 준비하던 중, 스피글먼의 논문을 읽게 되었다. 논문을 자세히 읽어 본 그는, 논문의 신뢰성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예컨대 항체 제작사에서 발간한 카탈로그를 읽어 본 결과, 스피글먼이 혈액샘플 속의 이리신을 검출하기 위해 사용한 항체는, FNDC5의 (이리신이 아닌) 다른 부분에 결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에릭슨은 2013년 자신의 주장을 논문으로 발표했고, 스피글먼은 "제작사의 설명에 오류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다른 연구팀들도 별도로 문제를 제기했다. 2013년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교의 당뇨병 연구자인 위르겐 에켈 박사는 "인간의 FNDC5 유전자는 독특한 개시 시퀀스(starting sequence)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동물의 FNDC5 유전자보다 저농도의 FNDC5 단백질을 생성한다"고 보고했다. 따라서 에켈 박사는 "마우스에게서 관찰된 이리신의 효과가 인간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결론지었다. 그러자 이리신 연구분야는 두 그룹으로 나뉘어, 이리신의 역할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게 되었다.
다양한 업체들이 표준 ELISA(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이리신의 혈중농도를 측정하는 간단한 기법)를 출시하면서, 더 많은 연구진들이 논쟁에 가세했다. ELISA의 원리는, 동물에게 이리신을 주입한 다음, 이리신에 결합된 항체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에켈은 이런 의문을 품었다. "만약 항체가 혈중의 여러 단백질들과 반응한다면, 이리신이 없어도 있는 것처럼 측정되지는 않을까?" 요컨대 에켈이 보기에는, 지금껏 ELISA를 실시했던 연구자들은 이리신의 특이성(specificity)에 전혀 의심을 품지 않았던 것 같았다.
마침내 에릭슨이 이끄는 연구진은 지지난주 《Scientific Reports》에 기고한 논문에서, "4가지 상업용 ELISA 키트에서 사용하는 항체들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이리신이 아닌 엉뚱한 단백질에 결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고했다. 또한 연구진은 "다양한 동물들을 대상으로 연구해 본 결과, 격렬한 운동을 마친 후 혈중에서 이리신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킹스칼리지런던의 제임스 티몬스 교수(시스템 생물학)는 "이번 연구는 이리신을 둘러싼 논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논평했다. (티몬스 교수 역시, 인간의 경우 FNDC5와 운동 간에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해 왔던 인물이다.) "인간의 경우 이리신의 긍정적 역할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ELISA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연구결과들은 모두 폐기되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에 대헤 스피글먼 교수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들이 모두 ELISA에만 의존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예컨대 버지니아 공공복지대학의 프란체스코 셀리 교수는 MS(mass spectrometry)를 이용하여, 운동한 후의 인간에게서 이리신 농도가 소폭 상승했다는 결과를 얻은 바 있다. MS는 샘플 속의 분자들을 이온와한 다음 그 구성요소의 질량을 측정하여 분자의 정체를 밝히는 방법으로, ELISA보다 좀 더 복잡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에릭슨의 연구결과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어떤 이들은 항체기반 검사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새로운 물질, 특히 건강에 이롭다고 주장되는 물질이 발견될 때마다, 그 물질을 검출하는 검사키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출시된다. 그런데 이들 검사키트들은 대부분 신뢰성이 떨어진다. 사실 특이성이 떨어지는 항체는 방 안의 코끼리(누구나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 문제)나 마찬가지"라고 티몬스는 말했다.
그렇다면 이리신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셀리는 "1세대 이리신 검출키트들은 문제가 많다. 이리신은 피브로넥틴(fibronectin)이라는 흔한 단백질군에 속하므로, 특이적인 항체를 개발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라며, 이리신을 두둔했다. 셀리는 이리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라고 믿고 있으며, 좀 더 심층적인 후속연구를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다른 연구자들은 이리신에서 손을 떼고 있다. 예컨대 엠버 세라퓨틱스의 관계자는 "앞으로 더 이상 이리신을 연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뇌량으로 연결된 대뇌 좌뇌와 우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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