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시장에서 2019년을 황금돼지 해라고 말하는 건 뭐 참아줄 수 있다.
그런데 팩트를 가려야만 하는 언론과 방송에서, 그것도 기자란 사람들 손끝이나 입술에서 이런 말이 나오면 그건 큰 문제다.
책임있는 자리에 있거나 자기 이름 갖고 사는 사람은 자신이 증명할 수 없는 주장을 해서는 안된다.
거짓말은 사기꾼이나 잡놈들의 전유물이지 사회 지도층이나 지식인들이 아무 생각없이 따라하는 유행어가 아니다.
60갑자는 서수(序數)일 뿐이다.
10간과 12지가 무슨 뜻인지 모르고 쓰다 보니 이런 사기질에 언론인, 정치인, 지식인들까지 동참하는 것이다.
10간은 중국 상나라의 문화 컨텐츠고, 12지는 아라비아의 문화 컨텐츠다.
서로 출신이 다르다. 그런만큼 뜻도 다르다.
10간은 상나라에서 날(日)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쓰였다.
갑일에 태어난 사람, 을일에 태어난 사람 등으로 구분하는 용도였다.
한 달은 10간을 3번 하면 되므로 첫번째 10간을 상순, 두번째 10간을 중순, 세번째 10간을 하순이라고 했다.
그래서 사람 이름에도 그 날짜의 10간이 들어갔다.
한편 12지는 아랍에서 해(年)와 달(月)을 구분하는 용도로 쓰였다.
북극성을 중심으로 볼 때 북두칠성의 손잡이가 자정 시각에 어느 지점에 있느냐로 달을 따지고,
목성이 어느 지점(分次)에 있느냐로 해를 따졌다.
그래서 아라비아 문화가 퍼진 중앙아시아에는 토끼해, 원숭이해 등으로 주로 그 해를 따지고, 지금도 그렇게 한다. 그러므로 그 앞에 10간을 붙이는 일은 결코 없다.
다만 중국 주나라 때 12지 문화 컨텐츠가 들어오면서 10간과 더불어 조합되고, 이렇게 하여 60가지 서수가 나왔다.
이 서수의 목적은 역사를 기록하면서 연도를 특정하기 위해 등장하였는데, 60가지 서수는 서로 다른 연도 60년을 기록하기에 안성마춤이었다. 사람의 일생을 60년으로 볼 때 당시에는 매우 넉넉하고 충분한 서수였다. 하지만 백세 시대인 지금은 말이 안된다.
이런 것을 중국 음양학에서 무슨 운수 따위와 결합하여 사람의 운명을 감정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미신이 나온 것이다.
황금돼지라는 건 애초에 없다. 역술인들의 거짓말이 그 시작이고 끝이다. 선진국 중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게 노벨 과학상 하나 못받은 이유는, 이처럼 사회 곳곳에 퍼진 미신을 너그러이 용납하는 대중 정서에 있다. 미신 지수가 너무 높다보니 사기꾼도 OECD 1등 나라가 되는 것이다.
사주, 역술, 풍수, 관상, 육효. 신점.... AI 시대에 그런 짓 하고 싶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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