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능력이 전혀 없는, 우리집 임시보호견 신분인 맥스는 성대 수술이 돼 있어 짖지 못한다. 앞다리 구르며 켁켁거리는 게 유일한 자기 주장인데 그동안 배고프다, 목마르다, X마렵다 3가지 경우에만 이 언어를 썼다.
그러다가 며칠 전 오전 0시 무렵, 대소변 다 마치고 물도 마시고 잠 자리에 들려하는데, 10분도 안되었는데 격렬하게 자기 주장을 했다. 대개 0시쯤 대소변 보고나면 이튿날 6~7시까지는 얌전히 자는데 이 날은 기온이 높아 그런지 쉬 잠들지 못한 것같다.
무슨 말일까 알아보기 위해 물그릇을 갖다 대주고, 사료그릇도 대주었지만 다 싫다면서 여전히 자기 주장을 했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가 뭐 따로 있나.
"올커니, 우리 맥스가 유모차를 타고 싶구나!"
맥스를 안고 나가 유모차에 태워 마당을 도니 그제야 흠흠 하면서 좋아한다. 맥스는 낮인지 밤인지 잘 모를 때가 많다. 밤에 볼 일이 있어 맥스를 집에 두고 나갈 때는 전등을 끈다. 켜고 안켜고 맥스는 그 차이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마당을 세 바퀴쯤 돌고와 침대에 뉘니 편안하게 잔다.
이 날부터 한밤중 유모차 놀이가 계속 되고 있다.
- 별군이는 촬영용 모델 하느라 잠시 탔을 뿐 유모차를 매우 싫어한다.
맥스는 저렇게 앉아서 풀벌레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냄새 맡느라 킁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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