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사는 친구인 신 불모가 여주화실 근처 고구마 밭에서 큰 고구마를 몇 박스 주워와 내게 한 박스를 주었다.
너무 큰 거는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밭에 버린다는데 그걸 알고 밭에 가서 주워온 것이다.
진작 좀 알려줬으면 나도 박스 들고 주우러 갔을 텐데...
어쨌거나 기념으로 두 개(너무 커서 내 찜기로는 두 개밖에 삶지 못한다) 삶아 나 먹다가 맥스와 별군이에게 조금 먹여 보았는데 오후에 난리가 났다.
맥스가 앞발을 마구 구르며 소리를 지르길래, 목이 마른가 싶어 물을 주니 안먹고, 배가 고픈가 싶어 사료를 내미니 역시 안먹고, 산책하고 싶은가 하여 유모차를 태워줘도 그뿐 집에 들어오니 또 발을 찬다.
아무래도 이상해 고구마를 더 먹고 싶은가 싶어 숟가락으로 속을 파서 주니 허겁지겁 먹어치운다.
그렇게 하여 어제 아침에도 마구 발을 굴러 하는 수없이 고구마를 다시 삶는데, 빨리 내놓으라고 발길질을 해서 익은 고구마를 찬물에 식혀 갖다 바치니 실컷 먹고 잠을 잔다.
오늘도 아침부터 발을 굴러대어 하는 수없이 고구마 삶아 바치니 역시 늘어져 잠을 잔다.
우리 맥스가 고구마를 이렇게나 좋아하다니, 아무래도 올해는 고구마를 많이 사다 비축해 둬야 내가 살 것만 같다.
나하고 별군이는 고구마 있으면 먹고 없으면 마는데, 이 녀석은 좀 특이하다.
웬만하면 사퇴하고 더 심한 것까지 고려할 거 같은데 저렇게 잘 버티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생명마다 저마다 이렇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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