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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윤석열은 판사들을 사찰했나?

윤석열은 판사들을 사찰했나?

 

우리 국민 중 사찰의 뜻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0.01%도 안된다.

우리 국민이 자주 쓰는 '사찰'이란 말은 세 가지다.

 

사찰(寺刹)

사찰(伺察)

사찰(査察)

 

요즘 문제가 되는 건 두번째 사찰 즉 伺察이다(어이, 종질하는 놈들! 이 한자 알기는 알아? 査察인 줄 알고 날뛰었지? )

寺刹은 절과 사리탑이 있는 곳이니 주로 본사급 절을 가리킨다. 암자나 정사 등은 사찰이 아니다.

査察은 규정대로 돼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다. 핵사찰이니 이런 것이다.

 

그럼 추미애가 윤석열 걸고 넘어진 伺察은 무엇인가.

누군가가 맡은 일을 잘 하고 있는지 살핀다는 뜻인데, 가장 중요한 건 '몰래 엿보아' 살피는 것이다. 뒤를 캐면서, 핸드폰이나 이메일 뒤져가며 국정원이나 경찰이 그간 해온 짓을 사찰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번에 추미애가 물고 늘어지는 伺察이 말에 맞는 그 사찰인지는 행정법원에서 가릴 것이다. 만일 정보원을 두고 몰래 숨어서 엿본 흔적이 있다면 검찰 잘못이고, 관행이라고 해도 역시 잘못이다.

다만 누구나 알 수 있는 경로로 수집한 자료 정도에 불과하다면 그건 伺察이 아니다.

 

이번 사건 결과에 따라 추미애는 집에 가야 할지도 모르고, 윤석열 역시 총장 직 집어던지고 본격 대선에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 추미애는 위험도가 높은 데 과감하게 활을 쏘았고, 윤석열은 자신이 누군지 국민 앞에 보여줄 기회를 맞았다. 정말 伺察했다면 윤석열은 여기까지고, 伺察이 아니라면 그는 날개를 달 것이다.

#우리말잡학사전

#우리말어원사전

#우리한자어사전

* 말이 발라야 시대가 발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