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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전원 이야기

공무원이 나라발전의 장애물같다

작년 가을에 인삼하고 대마를 심어 길러보려고 벼 베기 전에 논을 구했는데, 벼 베고 나니 아무것도 없다며 농지원부를 만들어주지 않더라. 논에 모내기하지 않으면 농지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동생하고 둘이서 반씩 나눠 인삼하고 대마를 길러보려고 샀는데, 막상 사고 보니 500평 이하는 분할이 안된단다. 900평은 넘는데 1000평은 안되니, 법이 그렇다니 하는 수없이 동생 몫으로 한 필지 더 사서 여기에 인삼과 대마를 심고, 내 논에는 그냥 모를 내기로 했다.

 

5월 13일에 모내기하고나서 겨우 농지원부 신청하니 공무원이 논에 가 진짜 모내기했나 살펴본 다음 5월 28일에 농지원부를 발급해줬다. 주소지 동사무소가 농지 면사무소와 연락을 주고받아 어렵게 발급되었다.

그런데 농업경영체 등록 안하면 비료 농약 등 여러 혜택이 아무것도 없다 하여 신청해 보려니, 농협에서 농자재 구입한 영수증하고 이장의 농경 사실 확인 도장 받아오란다.

 

시장에서 산 건 인정받지 못한다 하여 농협 가서 아무 거나 잔뜩 사서 영수증 내고, 공무원이 이미 현장 실사한 땅에 현지 이장이 가서 또 실사한 다음 코빼기 운운하는 잔소리를 들은 끝에 겨우 도장 찍어준다.

오늘에야 농산물 품질관리원에 이 서류를 모아 다 내니 30일쯤 조사해 보고, 자기네 공무원이 현지 실사한 다음 등록증 해준단다.

 

그런데 오늘 벼 직불금 신청 마감한다고 지역 면사무소 연락이 온다.

하지만 경영체 등록이 안되어 있으면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단다. 날샜지 뭐. 그거 받자고 겨울에 일찌감치 모내기를 하여 농지원부, 경영체 등록을 서두를 수도 없고.

 

우리나라는 농사 짓는 농부보다 공무원이 더 많은가 보다.

전에는 논 열 마지기만 해도 온가족이 나서서 며칠 일했지만 지금은 한나절(오전이나 오후)이면 모내기가 끝나고, 들밥도 없고, 풍년기원가도 없이 끝난다. 농부 한 명이 천평 만평이라도 지을 수 있다. 내가 13일에 좀 일찍 모내기를 한 편인데 어제 논에 가보니 이웃 논은 그제야 모내기를 한다. 그 사이에 그 분이 여기저기 모내기를 해주었을 것이다.

그렇건만 옛날에 그 많던 농정 공무원, 무슨 센터, 품관원 등등 농업 관련 직원은 그대로다. 실사를 3번이나 갈 정도로 공무원들이 남아 돈다.

 

가만 보니 공무원이 나라발전의 장애물같다.

그런데 문재인은 공무원 늘린다고 나대고, 노량진은 수험생으로 붐빈다 하고, 막상 공무 현장에서는 늘 인력이 없다고 투덜거린다. 답답한 나라다.

조국기 부대만 행복한 나라인가?

조국 책 100만 부 이상 팔려야 이 나라 팔자가 바뀔 텐데, 문빠들, 어서 책 좀 사 읽고, 주거니받거니 선물하면서 문빠 짓 계속 해주시게나.

- 어제, 논 살펴보니 뿌리 잘 내리고 있다. 공무원이 다시 가서 진짜 벼농사 짓는지 확인한단다. 30일 걸린단다. 우스워 배꼽 빠지겠다. 내가 이런 나라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