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킬로그램, 네 발로 일어서지 못하는 경추장애견 별군이는 동물구조협회에 발견되어 보호받던 중, 2016년 3월 31일, 내가 회원으로 있는 카페 '해레'에 옮겨옵니다.
경추 1개가 없이 태어나는 바람에 목뼈가 서로 어긋나면서 척수를 건드려 일어나질 못했습니다.
5월 14일, 수술중 사망 가능성, 폐사 가능성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영구장애를 두고만 볼 수 없어 해레 지정 병원이 집도에 들어갑니다.
5월 15일 호흡 곤란으로 위중한 상태에 빠집니다. 없는 경추 때문에 경추 빈 공간이 넓어 나머지 경추를 끌어당긴 모양인데 이게 자리를 잘 잡지 못합니다. 며칠 안으로 일어나지 못하면 수술은 실패하고, 별군이는 죽을 수밖에 없는 예후를 보였습니다.
5월 17일, 호흡 곤란 증세가 일어나 회원들이 별군이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호소합니다.
한 달 뒤인 6월 17일, 별군이가 겨우 일어납니다. 하지만 자꾸 쓰러집니다.
6월 24일, 원장이 회복 가능성을 보고 한 달 더 깁스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7월 14일, 마침내 '장애견 전문 보호자'인 제가 임시보호자가 됩니다. 저는 이전에 대소변 보지 못하고, 일어서지 못하는 말티즈를 14세까지 기른 경험이 있거든요.
별군이가 구조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주신 카페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현재 몸무게는 2.46킬로그램입니다.
머리가 무거워지면 그 머리를 들고 오래 버티질 못해 일부러 많이 먹지 않는 것같습니다.
* (왼쪽) 수술 전 사진. 신경마비로 뒷다리를 쓰지 못합니다. 오늘 죽든 내일 죽든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오른쪽) 수술 뒤, 제가 입양하고 첫 나들이 사진. 6년이 지난 지금, 경추 문제로 허리가 새우처럼 굽고 자주 고개를 늘어뜨린 채 쉽니다. 경추 한 개가 없다 보니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기 어려운 거지요. 산책을 하루 네 번 나가는데 20미터씩 두세 번 걷는 게 고작입니다. 그마저 힘들면 그 자리에 서서 굽은 등으로 머리를 늘어뜨린 채 기다립니다. 이런 장면은 제가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큰 개 베키가 덜렁거리며 뛰어다닐 때 별군이는 항상 제 품에 안긴 채 산책합니다. 그래도 늘 산책 나가자고 보챕니다.
*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때 행복이라는 개를 입양해 멋진 쇼를 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도지사가 되면서 파양합니다.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있자 "성남시 소유동물이다" "시 소유 유기견 관리에 관여하는 것은 월권이자 불법이고, 데려간다면 그건 공용물절도죄로 처벌받을 일"이라고 둘러댑니다. 참 변호사 아니랄까봐 둘러대는데는 선수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를 지지하는 애견인들이 개 사진 올리며 이재명 지지 릴레이를 한답니다. 위선자들입니다. 그 개들, 파양이나 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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