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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중국 유학생들의 난동을 보고

2008/04/30 (수) 20:57

 

우리는 중국을 잘 알지 못한다. 중국인은 더 잘 모른다.

사실 중국인들도 중국인을 모르는 것같다.
 
얼마 전 박종운이란 친구가 말하기를 사람에게는 두 가지 DNA가 있는데, 하나는 생물학적 DNA요, 나머지 하나는 문화적 DNA라는 것이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정리를 해주니 편하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중국인이 늙어죽었는데 그 집 벽지 사이에서 돈다발이 나왔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이건 미국식 풍습이 아니라 중국식 풍습이다. 중국인이 미국에서 천년을 살아도 중국인일 수밖에 없는 게 그것이다. 이 중국인의 심리를 이해하려면 중국사를 깊이 읽어야만 가능하다.
 
이런 풍습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제가 중국을 침공했을 때 국민당과 공산당은 항일 전쟁을 하는 대신 동족간 전쟁을 치렀다. 잠시 국공합작을 했다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었다. 이처럼 중국인들은 외침에 대해 무감각할 때가 많다. 다만 자기네들끼리 싸울 때는 몹시 사납고 잔인하다. 황하의 흙탕물 정도는 저리가라다. 그러다가도 강한 정부가 들어서면 온순한 양떼로 변한다. 강한 정부에는 외국 침략자 정부도 포함된다.
 
중국은 외침을 많이 받은 나라다. 역사의 절반 이상이 이민족에 의한 피지배사다. 동쪽의 여진족, 북쪽의 선비족과 몽골족과 흉노, 서쪽의 티벳과 위구르가 번갈아가며 중국을 쥐고 흔들었다. 오늘날 티벳 문제도 실은 중국인들이 만든 역사가 아니라 여진족인 청나라가 만든 역사의 그림자다. 여진족의 금나라, 청나라 때도 그랬고, 그 앞의 몽골족의 원나라 때 중국인은 사람 취급도 받지 못했다. 이런 역사적 상처가 깊다보니 기껏 반발한다는 게 유비를 앞세운 삼국지 정도다. 실제로는 그 무섭다는 소림사 무술승들조차 찍소리 안하고 복종 잘 했다.
 
더 길게 쓰기는 부담스럽다. 이 사람들은 조금만 심하게 쓰면 입국제한조치를 내릴 정도로 국제상식과 동떨어진 일을 서슴없이 한다.
다만 우리는 이번 중국인들의 난동을 보면서 다른 걸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중국이 지금은 일사분란하게 올림픽을 옹호하고 티벳을 무차별 무찌르지만, 그 무서운 중국인들의 눈길이 중국 공산당을 향하는 날에는 세계적인 재앙이 올 수도 있다. 중국 공산당이 언제나 이렇게 13억 중국인을 장악한다고 볼 수는 없다. 어떤 역사도 그런 적은 없었으니 머지 않아 장악력을 잃을 것이고, 그때 이 무서운 중국인들이 파도처럼 어디론가 쳐들어갈 것이다. 중국인들이 보이는 이른바 '애국심'은 위장된 것이다. 역사만 놓고 볼 때 그들의 정치 이념은 돈이요, 그들의 종교는 돈이요, 그들의 사상은 돈이다. 돈 앞에서 중화민족주의도 의미가 없고, 공산당도 의미가 없고, 티벳쯤은 더더욱 의미가 없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각자의 행복이요, 안락이다. 이 간단한 이치를 거스르면 중국은 큰 혼란 속으로 빠져들 수가 있다. 중국인이 아니면 홍위병 같은 사태는 오지 않으며, 황건적의 난도 없다.
 
아울러 중국에서 대규모 정변이 날 때마다 우리나라는 긴장하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우린 중국과는 같이 가야 하는 운명을 안고 있다. 중국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파트너다. 중국인들의 문화 DNA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병자호란, 정묘호란, 몽골의 연이은 내습, 그리고 그 이전의 수양제와 당태종의 무지막지한 공격, 육이오 때의 인해전술 같은 걸 또 당할 수 있다. 그래서 전문외교관이 필요하고, 역사인식이 중요하다. 중국에는 감정으로 나서지 말고, 지혜로 맞서야 한다. 지켜보자. 서울에서 일어난 작은 난동을 가지고, 그 자체에 몰입당하지 말고 더 큰 그림을 보고 인내해야 한다. 국제관계에서는 혈기방장한 젊은이들이 나서면 안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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