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29 (금) 11:21
옛날 천리안이라는 포털에 이메일 주소를 두고 있을 때 처음으로 한글 아이디를 만들었는데, 그때 지은 게 푸른태양이었다. 고향 청양(靑陽)을 우리말로 푼다고 풀었는데, 이게 푸를 청, 볕양이다보니 그런 것이다. 그뒤 법명이 없어 아는 스님이 억지로 청양거사라고 호칭하길래 그것도 부담되어 따로 생각을 해보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靑은 푸를 청이 아니라 파랄 청이다. 틀린 것은 틀린 것이다. 난 기분으로 좋고 싫음을 단정하는 것을 멀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고민 끝에 한글 아이디를 파란태양으로 바꾸기로 했다. 우리말에서는 아직 푸르다, 파랗다를 뒤섞어 쓰는데, 나는 가능하면 풀빛을 가리키는 綠에 한해 푸르다를 쓰고, 靑은 파랗다를 썼으면 좋겠다고 꾸준히 말해오고 있다.
이런 뜻에서 보자면 청양의 청은 하늘빛 그 파랑을 가리키므로, 내 아이디를 푸른태양이라고 하면 내 언어의 관점이 어긋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동안 푸른태양을 고집한 것은 파란태양이라고 할 때 발음이 안정적이지 못해 그랬을 뿐이다. 하지만 입으로 굴려보니 그렇게 나쁘지도 않아 용기를 내본다.
그래서 앞으로는 파란태양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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