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에도 다방이 있었나요?
--- 원래 다방은 차, 꽃, 과일, 솔, 약 등을 공급하는 궁궐내의 관청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청계 천에서 차를 끓여파는 다모(茶母)가 있었다.
→ 오늘날 '다방(茶房)'이라고 하면 커피, 홍차, 우유, 콜라 등의 음료를 판매하면서 사람을 만나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업소를 가리킨다. 다방에서 파는 음료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커피다. 그래서인지 요즈음에는 "차를 마신다."고 하면 으레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알아듣는다.
그러나 옛날의 우리 조상들은 커피가 아니라 '차(茶)'를 즐겨 마셨다. 우리나라에 차가 도입된 것은 7세기 전반인 신라 선덕여왕 때다. 이 때 처음으로 당나라에 유학을 다녀온 스님이 경남 하동 근처에 차씨앗을 심었다고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전해진다. 이후 8세기 중엽인 경덕왕 당시에, 다구(茶具)를 가지고 다니면서 매년 3월3일과 9월9일에 남산의 미륵세존에게 차를 올려온 승려 충담(忠談)이 경덕왕으로부터 왕사로 책봉되는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기록 등으로 미루어 당시의 차는 단순히 마시기 위한 것이 아닌 제(祭)를 올리기 위한 음식이었다.
고려에 와서도 차는 주과(酒果)와 더불어 궁중의 핵심적 음식이 되었고, 연등회, 팔관회등의 국가제전이나 왕자, 왕비등의 책봉에는 진다의식(進茶儀式)이 필수적 과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로 인해 궁중에서는 다방(茶房)이라는 관청를 두어 차에 관한 일을 맡아보게 하였고, 민간에는 차를 재배, 제조하여 사찰에 공급하는 다촌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송나라의 서긍(徐兢)이 개성을 방문한 뒤 기록한 『고려도경(高麗圖經)』에는 궁중의 진다의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잔치를 할 때는 우선 정원에 차를 달여 놓고, 연꽃모양을 한 다관(茶罐:주전자)에 차를 담아서 들고 손님 앞으로 천천히 가서 권한다.
조선시대에도 외국 사신을 접대하는 일을 맡아보면서 과일, 술, 약 등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관청으로 ‘다방’이 있었다. 관청에서는 ‘다시(茶時)’라 하여 차 마시는 시간까지 있어, 차를 즐겼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의 ‘티 타임’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세종 때에는 글씨․계산․시․가례․육전의 과목 중 세 가지만 합격하면 다방의 관리로 채용하는 시험까지 실시하였다.
그러나 조선중기이후에 우리나라에선 불교가 쇠퇴하면서 차문화는 승려와 일부 유학자들을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대신 술문화가 발달하였다. 그래서인지 대중적인 다방은 발달하지 않고 술을 파는 주점(酒店)이 발달했다.
- 민병덕의 <옛날에도 일요일이 있었나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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