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867)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팔꽃이 피고지는 시각 전원 이야기 | 2008/07/17 (목) 08:12 심란하여 일찍 눈이 떠지길래 마당으로 나갔다. 새벽 다섯 시 반. 으레 현관문 앞에 넝쿨진 나팔꽃들이 아침 인사를 할 줄 알았는데, 다들 삐진 입처럼 뾰로퉁해 있었다. 날은 밝아 먼 산빛이 푸르고, 흰구름까지 유유히 흘러가는게 다 잘 보이는데, 나팔꽃은 아직 잠들.. 오이 농사를 망치다 전원 이야기 | 2008/07/16 (수) 23:25 올해는 오이를 넉넉하게 먹어보겠다고 열다섯 포기쯤 심었는데, 결과적으로 다 망쳤다. 열리자마자 꼬부라지고, 그러고도 누렇고 익어간다. 그러니 죄다 늙은 오이다. 어머니한테 여쭈니, 날씨 때문에 그렇단다. 오이는 장마철에 물을 넉넉히 마셔야 잘 열리는데, 너무 .. 다알리아 이야기 전원 이야기 | 2008/07/16 (수) 09:21 우리집에 다알리아가 피었다. 한 송이는 이미 지고 두 송이가 활짝 피고, 대여섯 송이가 피기를 기다리고 있다. 얼굴이 어찌나 큰지 웬만한 아가씨만하고, 사람 얼굴같이 훤하다. 색깔은 엷은 보라색에 마젠타가 조금 더 들어갔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 감자를 캐면서 전원 이야기 | 2008/07/10 (목) 07:24 오늘 아침 뙤약볕에 감자를 캤다. 시골에 심은 것보다 일주일 늦어 그 시간을 맞춰보려고 뜸을 들이다 줄기가 다 말라버려 더는 둘 수 없어 오늘 호미를 들었다. 호미를 들이대니 어린아이 피부같은 감자가 우르르 굴러나왔다. 한 포기에 대여섯 개씩 나왔.. 배추흰나비 군무를 바라보며 전원 이야기 | 2008/07/07 (월) 22:38 우리집 텃밭에 배추흰나비 떼가 날아와 춤을 춘다. 내게 감사하다는 춤을 추는 것같다. 그리 크게 칭찬받을 일은 아니지만, 케일, 양배추, 배추 등을 심어놓고, 거기에 배추흰나비가 날아와 나 몰래 알을 까 애벌레를 기르는 걸 허용해왔다. 이따금 너무 애벌레가 많아 .. 미안해, 정말 미안해 전원 이야기 | 2008/06/25 (수) 22:01 고구마를 여섯 줄 심었다. 그런데 요령을 제대로 알지 못해 비닐을 씌우는 것까지는 잘 했는데, 고구마 줄기를 심고나서 비닐구멍을 흙으로 꼭 덮어주질 못했다. 그러자 안에서 잡초가 자라 비닐을 쑥쑥 밀어올렸다. 이놈들이 힘을 합쳐 비닐을 들추니 속수무책이었다. .. 세 가지 밭고랑 전원 이야기 | 2008/06/20 (금) 19:16 시골에 살다보면 깔끔하게 잘 정돈된 밭을 구경할 수 있다. 우리 텃밭처럼 늘 잡초가 있는 밭은 별로 없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살펴보면 어느 집 밭이든 깨끗한 모래사막 같은 곳에서 작물만 잘 자라고 있는 것같다. 우리 작물보다 더 키가 크고 이파리도 더 푸르다. 비.. 고구마를 심으며 전원 이야기 | 2008/06/06 (금) 20:57 고구마를 심어야 할 철이 왔다. 원래 생명체는 영생을 해야 하는데, '하늘나라'라면 모르겠지만 지구의 환경 조건이 그렇지 못하다 보니 늙고 병든다. 그래서 고안해낸 영생법이 생식이다. 자기 자신을 최대한 작게 복제해 다시 살려내는 것이다. 사람도 동.. 이전 1 ··· 465 466 467 468 469 470 471 ··· 48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