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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또 수족구병이란다

우리나라가 한자문화권이라서 기분 나쁜 게 아니다.

한자문화권이란 틀 안에 안주하여 말 만드는 권리를 빼앗겨서 기분 나쁘다.

하루에도 몇 가지씩 새 어휘가 생겨나는 시대에 우리말에 관한 어떤 장치도 없다.

영어로 말하자면 필터링이 안된다.

그냥 마구 들어온다.

지난 번에도 '신종 인플루엔자'로 헤매더니 이번에는 '수족구병'으로 어지럽다.

전에 구제역으로 한창 우리말을 우습게 만들더니 또 그런다. 구제역의 구제가 입과 발굽인데, 이번 수족구병의 수족구는 손 발 입이란다. 이런 무지막지한 말이 어디 있는가. 여기가 중국이라면 이해가 간다.

그런데 우리말이 버젓이 있는 대한민국에서 왜 이런 식으로 밖에 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우리말 병명을 만들어도 충분할 것이다. 볼거리, 입덧, 가려움, 어지러움... 그래도 말이 된다. 꼭 한자를 들이대야 말인 줄 아는 사람들이 아직은 너무 많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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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구병 어떤 질환…청결유지가 최선  

 

국내에서 최근 영아 1명이 수족구(手足口)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나 엔테로바이러스 등 장내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는 질환으로, 매년 4월께 생후 6개월에서 5살까지의 영유아들에게 주로 발생한다. 전염성이 강해 놀이방이나 유치원 등 보육시설에서 감염될 경우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지게 된다.

이번에 사망한 영아는 `엔테로 71 바이러스'로, 그동안 국내에서 수족구병을 주로 일으켰던 `콕사키 바이러스A16'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주로 중국과 대만 등지에서 `엔테로 71 바이러스'가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한 수족구병 발생 보고가 수차례 있었다는 게 관련 의료진의 설명이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이 바이러스에 의한 수족구병으로 40여명이 숨졌으며, 2007년에는 환자 8만 명 중 17명이 사망했다. 올해도 현재까지 80여명 이상이 수족구병으로 숨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수족구병의 증상은 동물의 구제역과 비슷한데, 3~5일 정도의 잠복기 뒤에 손바닥이나 손가락의 옆면, 발뒤꿈치나 엄지발가락의 옆면 곳곳에 수포가 생기며, 입안에도 물집과 궤양을 동반한다.

문제는 입속의 수포로, 생긴 후 단시간에 터지기 때문에 보통은 빨갛게 선이 둘려진 지름 5~6mm의 궤양으로 보이며, 이 상처로 아픔을 느끼는 아이가 밥을 못먹는 것은 물론 물을 마시지도 못해 심하면 탈수의 위험도 있다.

보통 미열이 동반되지만 환자의 20% 정도에서 38도 전후의 열이 이틀 정도 계속된다.

수족구병의 병원체인 장 바이러스는 입으로 들어와 장점막을 통해 혈액을 타고 곳곳으로 돌아다니는데 피부에 침투하면 수족구병을, 뇌에 침투하면 뇌수막염을, 간에서는 간염을, 심장에서는 심근염을 각각 발병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열감기 정도로 쉽게 지나간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이들 장바이러스가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는 4월부터 유행해 6월까지 뇌수막염으로 전염되는 특성이 있다. 장마가 본격화되면 전염성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도 이 질환의 특징이다.

현재까지 이 병에 대한 예방백신은 개발되지 않은 만큼 ▲물을 끓여먹고 ▲외출 후 소금물 양치를 하고 ▲손을 자주 깨끗이 씻으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했다.

특히 놀이방이나 유아원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집단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환자가 발생하면 집에서 쉬도록 하면서 격리해야만 전파를 막을 수 있다. 아이들이 심한 고통을 호소하지 않아 발병한 상태에서 친구들과 놀다보면 장난감과 분비물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브란스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수 교수는 "보통 수족구병은 날씨가 더워지는 4월에 시작해 5월말부터 6월까지 뇌수막염으로 전염되는 특성이 있다"면서 "대개는 저절로 낫지만 뇌수막염으로 진전되면 위험한 만큼 가까운 소아과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