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박, 어서 병원으로 보내라

요즈음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이라는 청년에 대한 뉴스가 많이 나온다.

되지도 않는 주장으로 연예계 속성이니 계약이니 매니저들의 전문성 부족이니 온갖 것을 다 뒤지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확대 과장을 좋아해서 도무지 본질은 찾으려 하지 않고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기만 한다.

 

서른다섯 살된 청년이지만 내가 이런저런 자료를 검색해보니 이 친구는 지금 기획사에 소속돼 연주 여행을 다닐만한 상황이 아니다.

우연히 SBS 유진박 특집 방송을 보았는데, 방송국조차 유진박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듯했다. 임상심리사라는 사람이 나와 몇 마디 하고, 정신과의사는 환자를 보지도 않고 또 몇 마디 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끝냈다. 대체 정신질환자를 왜 임상심리사라는 사람에게 보인단 말인가. 그러니 콩인지 팥인지 모르는 방송은 광고나 팔아먹기 위해 조증, 혹은 울증 때의 처참한 사진이나 잔뜩 늘어놓으며 기획사 사장과 매니저나 때려잡는 소리만 잔뜩 늘어놓았다. 내가 보기에 유진박의 병증을 잘 아는 그의 어머니가 가장 잘못한 것같다.

 

나는 유진박이라는 청년이 앓고 있는 양극성장애에 대해 잘 안다. 그의 어머니조차 잘 모르는 듯하고, 기획사에서는 그저 약이나 먹이면 되는 줄 아는 듯했다. SBS 피디도 양극성장애가 뭔지 잘 모르는 듯 별 비중을 두지 않고 엉뚱한 소리만 해댔다.

 

유진박의 바이올린연주는 양극성장애 현상 중 조증에서 나타나는 광기와 같은 것이다. 여러분이 그걸 즐겼다면 참으로 슬픈 음악을 들은 것이다. 관객들이야 한 시간, 혹은 하루 기분 좋으면 그만이지만 유진박은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하는 고통이다.

 

이따금 천재들이 앓는 질병이라고 잘못 소개되는데, 유진박이 보여주는 그 천재성이라는 엉뚱한 찬사 역시 정신질환 증세를 잘못 본 것일 뿐이다. 우리가 그의 연주를 들으며 박수치고 웃을 때 그의 병은 날로 심각해진다.

 

말 나온 김에 한 마디 사족으로 끼워넣자면, 천재 좋아하지 말자. 천재의 상당수는 서번트다. 정신장애 현상이라고 보아 무방하다. 지능이 너무 낮은 것도 문제지만 너무 놓은 것도 문제고, 지나치게 창의적인 것도 두뇌 이상에서 비롯된 것일 수가 있다. 너무 천재 좋아하지 말고 평범한 데서 답을 찾도록 해야 한다.

 

더 긴 말 할 필요가 없다. 그는 환자이므로 그의 가족이 있는, 그의 나라 미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의 가족들이 감당할 수밖에 없다. 안그러면 그 모든 천재 예술가들처럼 유진박의 말로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병원으로 보내지 않는다면 나날이 비참해질 뿐이다.

 

유진박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기획사 욕할 것없다. 상상이 간다. 설사 그 기획사가 SM엔터데인먼트였어도 어쩔 수 없다. 무슨 말인지 자세히 알려고 할 필요도 없다. 유진박은 지금 당장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다. 이 질병에 대해 무지한 매니저나 기획사 탓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는 이 지경이 된 상황에서도 앞으로 더 좋은 기획사가 나타나주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듯한데 참으로 안타깝고 속상하다. 엄밀히 다시 말하면 그는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정신장애인이다. 아마도 정밀 진단을 받아보면 알겠지만, 방송에 나타난 증상으로 보건대 2급정도가 나올 것같고, 3급은 어딜 가도 나온다. 그러면 중증 아닌가. 입원치료가 필요한 사람을 이 질병에 무지한 사람들이 기껏 여관에 가둬놓은 것이다.

 

왜 그랬는지 상상은 간다. 하지만 병을 고치는 곳은 병원이지 개인들이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 때리지 않으면 말을 안듣는 어떤 상황이 있었으리라고 추정되지만, 그 때는 죽여도 말을 듣지 않는다. 답이 없다.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정신질환을 상담 몇 마디로 고쳐보려 하거나 대화로 어찌 해보려 한다면 그건 너무 무지한 소치다. 안되는 건 안되는 것이다. 제발 전문의에게 맡겨주기 바란다.

 

어리석은 인간들이 젊은 청년 하나를 저렇게 죽여가고 있다. 안타깝다. 참으로 안타깝다. 혹시 그가 한국인이라면 의료보험 혜택이라도 입을 텐데, 법적으로 미국인이라니 이 땅에서 진료받기도 쉽지 않다. 그러니 어서 미국으로 돌려보내주는 게 인간된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