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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사람들/만해 제자 춘성 일화

고은 시인의 시에 나오는 춘성

고은 시인의 시에 나오는 춘성

 

만해 용운께서는

산중 괴각(乖角)이시라

상좌도 딱 하나밖에 두지 않았다

상좌도

산중 괴각이시라

승어사(勝於師)

산중 괴각이시라

 

춘성 선사

 

만해 용운이 감옥에 갇혀 계실 때

만해의 독립이유서를

몰래 받아내어

상해 임시정부 기관지에

보내었다

 

춘성 선사

 

그는 아예 상좌 하나도 두지 않았다

이불 없이 살았다

하기야

절 뒤안에 항아리 묻어

거기 물 채워

물속에 들어가

머리 내놓고 졸음 쫓는

선정(禪定)이니

기어이 수마를 모조리 내쫓아버렸으니

 

경찰서에 불려가 신문 받을 때

본적 어디냐 하면

우리아버지 자지 끝이다

고향이 어디냐 하면

우리 어머니 보지 속이다

 

누군가가

부활을 말하자

뭐 부활

뭐 죽었다 살아?

나는 여태껏

죽었다 살아나는 건

내 자지밖에 보지 못했다

이놈

 

한밤중에 다 잠들었는데

그는 마당에 나와

돌고 돌며

행선삼매라

신새벽 잠깐만 눈 붙이고

다시 새벽 선정에 새치롬히 들어간다 무릇 아지 못해라

 

* 고은 <만인보> 25권 중 춘성 부분. 책을 직접 보면 더 자세한 것을 읽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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