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기능을 최적화시키고 이 기능을 깨어 있는 내내 유지하려면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어 대여섯 시간이면 충분한 사람이 있고, 여덟 시간이나 아홉 시간을 자야 하는 사람도 있다. 수면 시간이 너무 짧아도 건강을 의심해 보고, 너무 길어도 의심해 봐야 한다.
- 취침, 기상 시각
아무래도 해가 지면 두어 시간 이내에 잠드는 게 좋은 것같다.
그러나 도시 생활을 하자면 10시에 잠드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막상 나 자신도 10시에 자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일이 넘치면 꼭 자정이 지나야 자는데, 어떻게든 습관을 고쳐보려 노력 중이다.
내가 아는 스님은 대개 9시면 주무신다. 나이도 나보다 대여섯 살밖에 더 먹지 않았는데, 그분은 어려서부터 그런 생활을 해오셨단다. 그런가 하면 나보다 열두 살 많은 한 영화감독님은 나보다 더 늦게 주무신다.
기상 시각은 가능하면 해가 뜰 무렵 이전인 게 좋다. 천문학적인 일출 시각까지는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입으로만 하는 소리지 그게 잘 안된다.
앞에 9시에 주무시는 스님은 꼭 새벽 두시쯤 일어나 혼자 차도 마시고 이메일도 적어 보낸단다. 아침에 일어나 이메일을 열자면 보낸 시각을 보며 늘 미안하게 생각한다. 급한 일이 있을 때는 일곱시가 될 때까지 참고 참았다가 전화를 하신다는데, 난 잠결에 전화를 받기 일쑤다. 출퇴근을 안하는 직업이다보니 규칙적이질 못해서 큰일이다. 앞에 적은 영화감독님 같은 경우 내가 전화할 일이 있어도 열한시 이전에는 안건다.
어쨌든 일찍 자는 습관을 들이면 일찍 일어나는 건 틀림없고, 일찍 일어나면 일찍 잠들 수 있다는 것도 확실한 듯하다.
- 빛과 소음
잠자는 방은 확실히 빛이 차단되어야 한다. 가로등 불빛이라도 새어들어오면 안된다. 달빛 별빛도 좋지는 않다. 그래서 침실 커튼은 두꺼운 게 좋다. 그러고도 집게 두어 개를 집어 커튼이 갈라지는 틈을 막아야 한다. 햇빛은 한 줄기만 들어와도 수면을 방해한다. 이 상태로 잠에서 깨어날 때까지 깜깜해야, 그야말로 칠흑같아야만 완전한 수면을 즐길 수 있다.
소음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텔레비전 틀어놓고 잠자는 이도 있다는데, 그러면 뇌가 제대로 쉴 수가 없다. 어떤 정보도 뇌에 보내주면 안된다. 잠을 잘 때 뇌가 받을 수 있는 정보는 시각, 청각, 후각 등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뇌가 충분히 쉬려면 어쩔 수없다. 버스에서, 전철에서 잠을 자는 건 그래서 개운하지 않다. 몸의 피로는 가실 수 있어도 뇌의 피로는 거의 풀지 못하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뇌를 쉬게 하고, 기억을 정리하고 편집하는 것이다. 이 기능을 못하면 두뇌 기능이 많이 떨어져 하루 종일 강시처럼 돌아다니기만 해야 한다.
- 산소와 공기
잠 자는 시간은 의외로 길다. 여덟 시간이면 하루 노동 시간인데, 똑같은 시간을 잠자는 데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긴 시간 동안 숨쉬어야 할 공기가 맑게 유지되도록 애써야 한다. 맑은 산을 끼고 있으면 창문을 조금 열어두면 좋다. 하지만 도시 같은 경우 먼지가 많아 그러기가 쉽지 않으면 성능 좋은 공기정화기를 쓰고, 음이온을 내뿜는 식물이나 기구가 있으면 더 낫다.
- 온도
사람에 따라 하체가 찬 사람도 있고, 몸이 뜨거운 사람도 있고 저마다 체질이 다르다. 그래서 옷을 다 벗고 자는 게 좋은 사람도 있고, 그 반대로 옷을 입고 자야 하는 사람도 있다. 몸이 차다고 느끼는 사람은 수면 양말을 신고, 아랫도리는 뭔가 꼭 입어주는 게 좋다. 수면 중 혈액순환이 매우 중요하다. 두한족열이라고 해서 발쪽은 따뜻하게, 머리쪽은 시원하게 하라는 한의학 격언도 있다. 젊은이들이라면 몰라도 일단 60이 넘은 분들은 상의는 벗고자더라도 하의와 수면양말은 반드시 입는 게 좋겠다.
겨울에 혹시 추운 데서 잠자게 되면 목을 감싸줘야 한다. 8시간 찬공기에 노출되면 감기 걸리기 쉽고 폐렴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목폴라를 쓰면 좋다.
- 음식
잠을 못이루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낮에 먹은 음식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나는 오후에는 절대로 커피나 차를 안마신다. 그랬다가는 새벽 3시가 되어도 잠을 못이루기 때문이다. 습관이 된 분들이야 저녁 먹고도 커피를 마시는데, 그러면서도 잠 잘 잔다고 자랑하는데 그것도 정상은 아니다. 카페인에 중독되면야 모르지만 어쨌든 보통 사람들은 낮 12시를 기준으로 커피, 차, 초컬릿, 코코아, 은행 같은 걸 먹지 말아야 한다. 또 혈액순환을 돕는 약이나 기능성 식품도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오전에만 먹어야 할 약이 있는데, 꼭 지켜야 한다.
오후 8시 이후에는 식사를 하지 말고 소화기관을 비롯한 모든 신체기관이 다함께 푹 쉴 수 있도록 예비해주어야 한다. 밤 늦게 식사를 하면 소화기관이 잠들지 못하고 깨어 있어야 하고, 소화기관이 깨어 있으면 두뇌 일부도 깨어 있으면서 이를 통제해야 한다. 좋다고 볼 수 없다.
-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잠이 잘 안와서 늘 고통스럽다면 그건 질병에 걸린 것이다. 그때는 병원에 가서 수면클리닉을 받아야 한다. 뇌질환일 수도 있고, 기타 다른 질환일 수도 있다. 수면제 먹으며 애쓰지 말고 수면클리닉을 받는 게 가장 빠르다. 멜라토닌을 사먹어도 효과가 있다지만 의사나 약사하고 상의하는 게 좋겠다. 더러 침을 맞아도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데, 한의사마다 침 놓는 자리가 달라 이를 표준 의료라고 볼 수 없어 추천하지 못한다. 경험상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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