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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사람들/선시(禪詩) 감상실

소맷자락이 곤륜산에 걸리지나 않을지

진묵(眞黙 )스님의 시이다.

 

하늘을 덮고 산을 베고 땅에 누워서

달빛 켜고 흰구름 늘어놓고 바다를 마시네

취한 몸 일으켜 춤을 추나니

소맷자락이 곤륜산에 걸리지나 않을지

 

훗날 제자 초의(草衣)가 정리한 <유적고>에 가까스로 오른 시다.

전설, 기적, 일화로만 전해지는 스님이다. 이렇게 진묵 스님이 가신 지 이백 년 동안 돌아다니던 이야기를 후학 초의 선사가 모아 적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옛 사람의 말에 ‘이름이 높으면 무정(無情)한 돌에 새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길가는 나그네의 입이 바로 그 비(碑)’라고 했다. 선사께서 노여움을 일으키실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