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 갇혀 사는 야생 동물 처지를 내가 알겠다.
잠시긴 하지만 전원을 떠나 아파트에 웅크리고 있다보니 흙이 그립고, 싱그러운 숲내음이 그립다. 이 밤이면 잠자기 전 밖으로 나가 동쪽하늘에서 서쪽하늘로 붓질하듯이 시선을 그으며 별무리를 사열해야 하는데, 여긴 별을 볼 수가 없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쌓여가는데 말할 상대가 없다. 돌봐야 할 강아지들도 마당에 없으니 마음조차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지금 이맘때면 풀벌레 소리를 들으면서 누워야 곤히 잠드는데 자동차 소리만 들린다. 공기청정기 끄고는 콜록거리느라 아무것도 못한다.
어서 돌아가야지 벼르고만 있다. 뜻대로 안되는 일 더 많은 걸 보니 내가 나이 좀 먹어가는 걸 느끼겠다. 나이 든 야생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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