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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전원 이야기

과일 껍질째 먹어도 될까?

그야 물론 조심해야 한다.

 

<과일. 껍질째 먹어도 농약 걱정 NO>

 

담당기자가 식약청 보도 자료를 아무 생각없이 받아적은 기사다.

책상머리에서 끄적거린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혹시 이런 기자는 푸른 고추 따로 있고, 붉은 고추 따로 있는 줄 알지 않을까?

15년 전쯤 작가라고 자청하는 한 남자로부터 푸른 고추하고 붉은 고추가 서로 다른 종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작가라는 사람이 그런 질문을 하는 걸 보고 내가 더 놀란 적이 있는데, 이 기사를 보고도 그때의 그 황당함이 생각난다.

 

식약청 자료가 틀린 건 아닐 것이다. 그럼 뭐가 문제냐.

바로 이 농약 잔류량 검사가 하필 올해 이뤄졌다는 게 문제다.

올해는 태풍이 하나도 오지 않았고, 일조량이 매우 길었다. 따라서 병충해가 아주 적었다. 농민들 말에 따르면 최소한의 농약만 치고도 과실이 아주 잘 익었다고 한다. 지금 쌀문제가 시끄러운 것도 병충해와 풍수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비가 많이 오면 탄저병이 쉬 걸려 비가 개면 농약을 갖다발라야만 한다. 그런데 올해는 그럴 일이 별로 없었다. 특히 가장 무서운 게 태풍인데 다행스럽게 한 개도 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과일값이 싸지고, 김장비용도 작년에 비해 10% 싸게 먹힌단다. 쌀이 너무 풍년들어 난리다.

 

그래서 올해는 포도, 사과, 배 등 대부분의 과일이 무공해니 친환경이니 하는 구분없이 다 좋다. 기사에 나온대로 약간만 씻으면 껍질째 먹을 수 있다.

 

다만 비가 많이 오는 해, 병충해가 많은 해에는 상황이 전혀 달라진다. 농부들 말로 올해는 예년의 절반 정도밖에 농약을 안썼다고 한다. 그러니 올해 검사 결과를 갖고 비 많이 오는 해까지 그런 줄 믿으면 큰일난다.

 

* 농업진흥청 같은 데서 올해 농약사용량과 일조량을 조사해 발표하면 좋겠다. 농약사용량 정도는 쉽게 파악할 수 있을 텐데 안하는 모양이다. 뭐든 데이터를 토대로 해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