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까지 남들이 기르다 버리거나 포기한 개를 많이 길렀습니다.
지금 데리고 있는 하반신불수 바니도 친구가 5년 기르다 포기한 아이고, 8개월짜리 유기견 리키 도조 주니어를 곧 입양할 예정입니다.
<동물농장>이나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면 사람들은 개를 기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입양을 결심하기 전에 꼭 이런 점을 짚어보시기 바랍니다.
1. 개의 수명은, 종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대략 15년 정도이고, 잘 기르면 20년까지 삽니다. 따라서 입양자의 현재 나이에 20세를 더해보십시오. 지금 서른 살이면 50세가 되는 거지요. 개의 평균수명 15년만 산다 해도 마흔다섯 살이 되는 거지요. 그럼 그 사이에 자녀가 몇 명이 생기고, 가족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예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노인분들에게 우울증 해소 삼아 기르라고 실내견을 입양해주는 경우, 반드시 노인의 나이에 15세를 더해보시기 바랍니다.
2. 개는 <동물농장>이나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오는 것처럼 다 똑똑하지 않습니다. 저는 열 마리 넘게 길러보았는데, 대화가 가능할 만큼 천재적인 아이가 있고, 주인도 몰라볼 만큼 좀 둔한 아이도 있고, 절대 순한 아이가 있고 주인도 무는 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유기견 말티즈를 입양했다가 수십 번 물렸습니다. 가족들도 돌아가며 늘 물렸습니다. 그래도 14세에 사망할 때까지 악착같이 길렀는데, 미용을 할 때 마취를 해야 하는 등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니 한두 달 된 강아지를 봐서는 주인의 기호에 맞는지 안맞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차라리 한두 살이나 서너 살 된 유기견을 입양하시는 게 훨씬 낫습니다.
특히 머리 좋은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면 믹스견(잡종) 중에서 골라보십시오. 믹스견은 대개 머리가 좋습니다. 제가 감탄할만큼 뛰어난 지능을 가진 아이들은 모두 믹스견이었습니다.
3. 개는 사람이 걸리는 병은 다 걸립니다. 주인이 담배를 피우면 개가 폐암에 걸립니다. 그러므로 개를 '개같이' 기르면 절대로 안됩니다. 개가 한번 병을 앓기 시작하면 몸이 허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잇따라 다른 병에 걸립니다. 그러면 늘 병치레를 하고, 돈도 많이 들어갑니다. 큰 병에 걸리면 백만원, 이백만원씩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런 것도 각오하지 않으면 입양하지 말아야 합니다. 고급 견종의 경우 죽을 때까지 치료비로 약 5백만원 정도는 들어간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므로 예방이 아주 중요합니다. 맑은 공기 마시게 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해야 합니다. 사료는 가능하면 개 전용 사료로 주고, 사람이 먹는 밥은 주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자주 먹이면 이가 쉬 썩고, 여러 가지 병이 생깁니다.
심리적인 질병에도 걸립니다. 개는 사료만 먹고사는 짐승이 아닙니다. 반드시 사랑을 줘야 합니다. 주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개는 심리적인 병에 걸립니다. 개는 일방적인 사랑을 원합니다. 무조건 충성하는만큼 주인도 무조건 저를 사랑해주길 바라는 거지요. 그러지 못할 때 정신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아주 주의해야 합니다.
4. 여기가 아주 중요합니다. 막상 개를 입양해 두어 달 함께 살다보면 웬만한 사람이면 대개 이 개를 자녀 이상으로 여기게 됩니다. 가족이 되는 거지요. 가족이 된 다음에는 입양한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달라지게 됩니다. 그럴 각오를 하셔야 합니다. 가족이 된다는 것, 가족이 하나 는다는 각오를 하지 않으면 예기치 않은 장애에 부딪힐 수가 있습니다.
이밖에도 할 얘기가 많습니다. <애견일기>에 이런저런 정보가 있으니 때때로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아래 기사도 꼭 읽어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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