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 도피안사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모란동산이 있다.
이곳의 모란은 5월 10일에서 20일 사이에 만개한다.
중국 낙양이 모란의 고향인데, 낙양시 북쪽에 가면 천년이상 공동묘지로 쓰인 북망산이라는 나즈막한 구릉이 있다. 그 주변 온갖 곳에 모란이 피어 있고, 열심히 재배한다. 나도 거기서 모란씨를 수십 종 사왔는데 아직 씨앗인 채 있다. 발아가 될지 모르겠다.
낙양 북망산 일대에 모란꽃 재배가 성행하는 것은 아마도 불교문화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미륵보살이 머무는 곳을 내원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피어 있는 꽃이 모란이라고 한다. 그래서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모란꽃을 북망 일대에 많이 재배하는 듯하다.
몇 년 전 도피안사는 용인한택식물원의 지원을 받아 1000주가 넘는 모란을 경내에 심어 모란동산을 꾸몄다. 아마 국내 최대일 것이다. 낙양보다 안성의 평균기온이 낮아서 잘 자랄까 싶었는데, 한택식물원에서 기술 도움을 주어 지금은 제법 자태를 뽐낼만큼 자랐다.
그러면 지금부터 화중왕으로 불리는 아름다운 모란꽃을 감상해보자.
5월 17일 오후 3시경에 찍은 것이다.
보너스 / 모란꽃은 향기가 날까, 나지 않을까?
답> 향기 그윽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란꽃에서는 향기가 안나는 줄 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선덕여왕 일화 때문이다.
당태종 이세민이 빨강, 자주, 하양 모란꽃 그림과 함께 씨를 보내왔는데, 당시 선덕여왕이 이 그림에 나비가 그려져 있지 않으므로 이 꽃은 향기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단다. 나중에 보니 과연 그렇더라, 하는 게 삼국유사 얘기고, 사람들은 별로 의심도 안하고 그냥 믿어왔다.
하지만 모란꽃 그림에 나비가 없는 것은 그림 그리는 법이 그렇기 때문이다.
나비 蝶은 80세 할머니의 희쭈그리를 나타내는 질(女+至)과 발음이 같아서 부귀를 상징하는 그림에는 일부러 안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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