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이나 다름없는 말이다.
칭기즈칸은 자신이 60살이 넘어 머리에 흰머리칼이 나자 이 흰 머리를 지혜의 상징이라고 우겼다.
동서고금에 두루 통하는 말이 '나이들면 현명해진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그래서 실험을 해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기사를 읽어보니 현명의 기준이 정해져 있다.
일반적인 현명이 아니라 '다른 나라, 배우자, 가족 구성원 간에 나타날 수 있는 갈등상황을 해결하는 법'에 관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기사는 제목과 부합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기본적으로 이렇게 변화한다.
인간도 식물, 동물과 같은 생명체이기 때문에 생로병사를 겪고, 생장수렴을 거친다.
즉 사람에게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대략 7세 기준으로 잘라 계절성을 부여하면 다음과 같다.
0-7 X02 22-28 X05 43-49 X08 64-70 X11
7-14 X03 29-35 X06 50-56 X09 71-78 X12
15-21 X04 36-42 X07 57-63 X10 79-86 X01
============ ============ ============ =============
봄 여름 가을 겨울
위 표에서 단위를 7세로 정한 것은 2010년 현재의 평균수명에 맞춘 것이다.
더 정확히 적자면 6.5세 기준이 맞는데, 추세에 맞춰 좀 늘려잡았다.
평균수명이 떨어지면 단위 숫자는 6이나 5로 떨어질 수 있고, 평균수명이 늘면 8이나 9로 올라갈 수 있다.
표를 보면 대략 21세까지는 봄에 해당한다. 미래에 대한 꿈은 크지만 실질적으로 가능성만 있을 뿐 어떤 실리도 없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의욕은 크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모를 시기다.
그러니까 배우면서 준비하는 시기다.
22세에서 42세까지는 여름이다. 줄기를 키우고 꽃을 피울 때다.
용감무쌍하고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할 때다.
그러므로 42세까지는 진보 성향을 띠기 쉽다. 봄과 여름은 진보시기이기 때문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적극적이다. 하지만 아직 결실을 기대할 나이는 아니다.
뜻만으로 뭉쳐 일할 수 있다.
43세에서 63세는 가을이다. 결실을 원하는 시기다. 여기서부터 안전에 대한 의식이 싹튼다.
그래서 저절로 보수화된다.
여름 시기 사람들이 결과를 따지지 않고 명분만으로 뭔가를 할 수 있는데 비해 이 나이 대는 항상 보수나 대가를 원한다.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경제 문제에 민감해진다.
가을에는 결과를 획득하기 위해 공격성이 강해진다. 전쟁을 선호하는 나이다.
64세 이상이 되면 겨울이다. 겨울이 되면 더 몸을 사린다. 절대 모험하지 않는다.
모험은 봄과 여름에만 하는 것이다. 가을에도 모험을 하지 않는다.
겨울은 무조건 안정이다.
이 표를 볼 때 나이들수록 현명해진다는 것은 문제 해결을 안정 위주로 한다는 뜻이다.
신체가 겨울 코드 시기에 이르면 되는 일과 안되는 일에 대한 패턴을 갖게 된다.
인생에 공식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답을 갖고 있다.
된다, 안된다가 분명하다.
그래서 나이들수록 고집이 세진다. 타협을 잘 하지 못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노인들을 설득하는 일이다.
이들은 타협 대신 포기를 할 뿐이다.
이 시기에 이른 경영자들은 안정위주로 회사를 운영해나간다.
가능성만으로는 절대 투자하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는다.
좀 더 확실한 증거를 원한다.
이것이 현명이라면 그것이 맞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는 함께 가야 한다.
나이 들면 현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보수화되는 것이다.
봄, 여름 세대는 진보해도 자신의 인생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나이 들면 인생을 수정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절대 안전을 추구하는 것뿐이다.
식물도 동물도 인간도 이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아래 사진을 보면 노인의 현명함과 보수의 간절함을 볼 수 있다.
어쩌랴, 대를 이어가는 것, 살아남는 것, 이 두 가지가 가을-겨울의 이미지다.
이 겨울나무에게 꽃 피우라고 요구하지 말고, 잎을 틔워 줄기를 뻗으라고 말하지 말라-
'파란태양 > *파란태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중의 꽃 모란이 만발한 동산 (0) | 2010.05.19 |
---|---|
누구의 어머니입니까? (0) | 2010.04.07 |
너무 귀한 것은 도리어 흔하고, 너무 비싼 것은 오히려 값이 싸다 (0) | 2010.03.22 |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겨울꽃 (0) | 2010.03.17 |
애닯다, 감나무야 (0) | 2010.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