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세요, 건강하세요, 돈 많이 버세요, 하시는 일마다 다 잘 되시기를, 소원성취하세요!"
우리가 말끝마다 이런 말을 붙여 인사를 하는 것은 이 세상이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행복한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불행하다. 행복하다고 믿는 사람도 일시적인 착각이고 실은 그도 불행한 사람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그 자체가 불행이요, 끝내 불행으로 마감될 것이다.
돈 때문에 불행한 사람, 돈은 있는데 사랑 때문에 불행한 사람, 사랑은 있는데 명예 때문에 불행한 사람, 다 있는데 건강 때문에 불행한 사람, 이유를 따지자면 한이 없다.
'행복전도사' 최윤희 씨가 남편과 함께 자살했다. X11이다.<자살을 알리는 보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남편의 사업실패 뒤 사회에 나서 금강기획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최윤희 씨 사진을 보면 도저히 X11이라고 볼 수 없는 머리, 복장, 안경을 하고 있다. X05로 흐른 듯하다. 즉 스트레스 표출이다. 그는 늘 행복을 강조하고, 늘 즐겁다는 표현을 쓰곤 했다. 그러다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감했다. 지병으로 그간 고통이 심했겠지만 '행복전도사' 이미지로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이미지 지키기 위해 억지로 투병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충격이다. X11은 스트레스를 차곡차곡 쌓아두는 나쁜 버릇이 있다.
<최윤희 씨 유서전문>
떠나는 글…
저희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2년전부터 여기저기 몸에서 경계경보가 울렸습니다.
능력에 비해서 너무 많은 일을 하다보니 밧데리가 방전된거래요.
2년 동안 입원 퇴원을 반복하면서 많이 지쳤습니다.
그래도 감사하고 희망을 붙잡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추석 전주 폐에 물이 찼다는 의사의 선고.
숨쉬기가 힘들어 응급실에 실렸고 또 한 번의 절망적인 선고.
그리고 또다시 이번엔 심장에 이상이 생겼어요.
더이상 입원에서 링거 주렁주렁 매달고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혼자 떠나려고 해남 땅끝마을가서 수면제를 먹었는데
남편이 119신고, 추적해서 찾아왔습니다.
저는 통증이 너무 심해서 견딜수가 없고 남편은 그런
저를 혼자 보낼수는 없고… 그래서 동반 떠남을 하게 되었습니다.
호텔에는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 또 용서를 구합니다.
너무 착한 남편,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입니다.
그동안 저를 신뢰해 주고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 또 죄송합니다. 그러나 700가지 통증에 시달려본
분이라면 저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2010. 10. 7
봉투 뒷면에 쓴 글
완전 건장한 남편은 저 때문에 동반여행을 떠납니다.
평생을 진실했고, 준수했고 성실했던 최고의 남편.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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