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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일본 대지진 명칭에 이견 있다

최근 일본의 센다이 해안에서 일어난 대지진을 놓고 국제사회는 일본대지진이라고 부른다.

남의 나라니까 그렇게 불러도 좋다. 육이오전쟁을 남의 나라에서는 한국전쟁이라고 부르니 말이다.

육이오전쟁을 한국사람들이 한국전쟁이라고 부르는 건 말이 안된다.

 

일본인들은 고베대지진, 도쿄대지진처럼 이번 지진을 도호쿠대지진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런 걸 우리 언론들이 따라서 일본도호쿠지진이라고 부르는 건 문제가 있다.(한국일보, 한국경제, 한겨레신문 등)

 

도호쿠는 지명이 아니다. 동북이라는 보통 명사다. 일본 동북 지방에 일어난 지진이라는 의미이므로 우리는 일본대지진이라고 하든지, 좀 더 친절하게 말해서 일본동북대지진이라고 불러주면 된다. 지명이 아닌 것을 일본어 발음으로 읽을 이유가 없다.

 

1991년이든가 일본을 방문할 때 간사이를 간다고 해서 간사이가 어디냐고 내가 물은 적이 있는데, 가이드와 함께 간 노인들이 관서를 일본 발음으로 간사이라고 불렀다. 관서는 우리나라에도 있고, 중국에도 있는 일반 명사다. 관의 서쪽지방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그런 말까지 현지 발음을 따라가다보면 외래어 표기에 혼란이 온다

 

지진해일의 경우도 그러하다. 지진해일은 오래된 학술용어다. 그런데 몇 년 전 태국 푸켓에서 일어난 지진해일을 외신들이 쓰나미라고 부르자 우리 기자들이 무턱대고 쓰나미라고 옮겼다. KBS는 지진해일이라고 하는데 YTN은 쓰나미라고 한다. 이러면 안된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요즘 중국어 발음 때문에 신문사마다 골치를 앓는 모양인데, 아무거나 중국어 발음으로 적는 기자들이 많다.

예를 들어 한자로 심양박물관이면 중국식으로 고쳐 선양박물관이라고 적으면 되는데 굳이 박물관까지 중국어발음으로 적어 선양보우관이라고 표기한다. 지명 인명만 중국어 발음으로 하면 되지 굳이 일반명사들까지 다 중국어 발음으로 적을 필요가 없다. 모택동기념관은 마오쩌뚱기념관이지 마오쩌뚱에다 기념관까지 중국어 발음으로 고쳐 마오쩌뚱지냔관이라고 붙일 이유가 없다. 영어표기조차 마오쩌뚱 메모리얼 홀이라고 하는데 유독 우리 기자들은

 

중국특파원들이 이런 실수를 많이 하는데 안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