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는 벼릴수록 강해지고 인간은 고난을 겪을수록 지혜로워진다
- 또 암에 걸린 우리 시대의 천재 '스티브 잡스'의 쾌유를 빌며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秦)나라는 본디 가장 약한 나라였다. 나라라고 말할 수도 없을만큼 작은 소규모 집단, 일개 가문에 불과했다.
유목민과 뒤섞여 살며 말을 잘 친 덕분에 어느날 이 소문을 들은 종주국 주나라 왕실이 군마를 길러바치라며 목장용 땅으로 진(秦)이란 지방을 준 게 그 시작이다. 주나라에 말을 길러 바치는 낮은 급의 제후국이 된 것이다.
그래도 진나라는 서융 유목민들이 언제 쳐들어올지 몰라 한시도 마음을 놓고 살 수가 없었다. 유목민들은 말을 타고 나타나 삽시간에 약탈을 하고 도망치곤 했다. 초나라가 저 머나먼 남쪽에서 라이벌 없이 승승장구하던 데 비해 진나라는 잠시도 한눈을 팔 새가 없었다.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살아남기 위해 군사력을 기르다보니 종주국 주나라에 무슨 변고라도 생기면 가장 먼저 구원 요청이 들어오곤 했다. 진나라가 가진 유목군대는 그때마다 재빨리 중원으로 들어가 반란군을 소탕해주었다. 그러고는 얼른 본국으로 돌아가곤 했다. 안그러면 유목민들이 쳐들어올지 모르니 한가하게 승리를 즐길 새조차 없었다.
강국 초나라는 자만하고, 진나라는 늘 긴장하고 조심했다. 전국시대에 이르러 7웅이 벌여설 때도 막상 진나라를 두려워하는 나라는 없었다. 다른 나라들이 더 크고, 더 군사가 많고, 부자와 선비들이 많았다. 진나라는 늘 뒤쳐졌다. 그래서 인재가 있으면 얼른 모셔와 나라 발전에 매진토록 배려했다. 초나라에서 목동으로 일하던 사람을 데려다 승상으로 삼거나 다른 나라에서 쫓겨난 인재들을 거두어 들였다. 심지어 진나라를 시기질투하던 한나라의 간첩까지 받아썼다. 그렇게 하여 백만 명이 먹고 살 수 있는 대규모 농경지를 마련했다.
그러다 보니 진나라는 다른 나라가 감히 따라올 수 없는 대국이 되고말았다. 그래서 육국을 제압, 마침내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가 되었다.
- 3000개의 나라가 전국시대에 이르러 7웅으로 줄어든 뒤 마침내 천하통일에 성공한 진나라.
그리고 이 통일전쟁의 주역들인 진군 허수아비인 병마용.
서안에 가서 내가 직접 찍었다.
2등이 1등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1등, 3등, 4등이 견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꼴찌가 일등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것을 진나라가 보여주었다.
전쟁을 치른 뒤 폐허에서 시작한 대한민국이 오늘날 선진국으로 도약한 것도 같은 이치다. 먹을 거 줄이면서 교육에 투자하고, 남의 기술 얻어다 복제품을 만들어 팔았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남북이 분단 대치하다보니 늘 긴장감이 사그러들지 않았다. 수백만 명이 죽은 경험을 안고도 물러서지 않고 이 터전을 지켰다. 휴전선은 화약고나 다름없지만, 그런 중에도 한국인들은 살기 위해 몸부림쳤다. 거지처럼 미국에 손을 벌리고, 도둑처럼 일본 기술을 조금씩 빼왔다.
정신 차리고 보니 미국, 일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린 선진국이 돼버렸다.
그러니 시련을 두려워하지 말자. 시련없이 성공하는 사람 없고, 시련없이 대국으로 성장한 나라도 없다. 지금 시련을 겪고 있다면 더 큰 승리를 위한 과정이라고 받아들이자.
쇠는 벼릴수록 강해지고 인간은 고난을 겪을수록 지혜로워진다.
(원문/쇠는 벼릴수록 강해지고 지란은 불에 탈수록 향기롭다)
I.T 세상을 혁신시킨 스티브 잡스가 병에 걸려 휴가를 냈다. 그는 췌장암을 수술한 뒤 아이폰을 만들고, 간을 이식한 뒤 아이패드를 만들었다. 저런 천재도 모진 시련을 겪는데 하물며 우리가 오직 행복하기만 바라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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