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깨달음이라는 어휘를 즐겨 쓴다.
난 이게 궁금해 직접 깨달았다고 주장하는 선사 140명을 조사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내 결론은 깨달음의 실체가 매우 다양해서 계량화할 수도 없고, 일반화할 수도 없다는 사실에 이르렀다.
이 분들이 크고작은 깨달음을 이룬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오도견성이라는 불성의 발견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확신을 얻은 것이다.
따라서 나는 선사들이 "나는 깨달음을 얻었고, 인가를 받았다."고 말하면 솔직히 웃음부터 나온다.
기준이 서로 다르니 깨달았다면 깨달은 것이지만, 부처님이 말한 견성성불하고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깨달음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실체를 알면 이따위 기사를 쓸 리가 없다.
막연한 동경으로 깨달음을 대하니 사람들이 속고 속이는 것이다.
선사들의 오도기를 추적하다보니 실상 뉴튼이 깨달은 만유인력, 아인쉬타인이 깨달은 상대성이론 같은 경우조차 찾을 길이 없었다.
내가 아는 한 부처님의 깨달음에 이르려면 그 계단이 천만 개도 넘을 것같다.
그저 그런 것 중의 한두 단계를 올랐다고 득도했네, 깨달았네, 인가받았네 난리를 치는 것이다.
위 기사에 나오는 한 분에 대해 나는 단언하여 말하되, 그는 깨닫지 못했다고 증명할 수 있다.
물론 눈이 왜 두 개인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원근감을 갖기 위해 진화한 것이라더라, 하는 것처럼 뭔가 소소한 자기만의 깨달음을 얻을 수는 있다. 그렇지만 부처님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그런 깨달음이다.
그러니 선사들이 통나무마냥 웅크리고 앉아 있으면 벼락치듯 무슨 깨달음이 올 줄 생각하는 분들이 더러 있는 모양인데, 천만의 말씀이다.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기로 말하면 천년 묵은 은행나무가 깨닫고, 만년 묵은 바위가 깨달을 것이다.
깨달음을 지향하는 선사들의 그 태도며 수련법에 대해서는 적극 동의한다. 대단히 유용한 수련법이다.
하지만 깨달았다고 거짓말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오도에 대한 기준이 있지만 알아듣지 못하는 분들이 오해할까봐 적지는 않는다. 정말 오도한 분은 우주를 꿰뚫는 지혜를 얻는다. 그러지 못한 분은 오도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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