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심을 데가 있어, 네째동생이 기르던 은행나무 분재를 갖다가 베란다에 놓았는데,
여의치 않아 아직 식재를 못한 채 천덕꾸러기처럼 앉아 있다.
베란다에 있다 보니 다른 은행나무 친구들이 다 잎을 떨어뜨리고 맨몸으로 서 있는데도
저 홀로 청청하여 내가 보기 민망하였다.
하여 베란다 문을 살짝 열어놓아 찬 바람이 들게 했더니 이제야 비로소 단풍이 든다.
노란 색깔이 자연 상태보다 더 곱다.
하긴 베란다에서 벌레먹을 일 없고, 먼지 탈 일도 없으니 어찌 곱지 않으랴.
내년에는 기필코 좋은 땅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해주련다.
이 겨울만 참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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