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는 생존본능에 따라 부모와 타협하거나 거짓말하거나 거짓웃음을 짓거나 거짓으로 운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먹을거리를 더 얻기 위해 때때로 거짓으로 울거나 거짓으로 웃는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실제 거짓말하고, 꾸미고, 뒤통수 치는 기술을 저절로 터득한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자신들이 집권한 시절 한미FTA를 하자고, 해야 한다고 외치던 총리, 장관, 청와대 실장, 국회의원들이 지금은 폐기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으며, 새누리당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공천학살이라면서 자신들이 부당하게 피해를 봤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그보다 더 한 공천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박근혜는 특히 경제성이 아직 불충분한 것으로 결론이 난 동남권 신공항을 공약으로 내걸고, 초등학생 점심 공짜로 줄 수 없다고 그 난리더니 이젠 아침까지 주겠다고 선수치고, 의무 복무 중인 병사들에게 월 40만원의 급여를 주겠다고 하여 민주통합당이 땅을 치게 만들었다. 도대체 누가 진보정당인지 알 수가 없다.
한명숙도 이에 질세라 사병들에게 월 30만원씩 적립식으로 급여를 주고,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바꾸고, 초중고 무상급식 실현하고 등등 현란한 공약을 내뱉고 있다.
결론은 간단하다. 박근혜나 한명숙이나 표 더 달라고 국민 향해 간살부리는 것이지 진심은 아니다. 왜냐하면 국가에 예산이 없기 때문이다. 선거 때는 돈 버는 얘기는 아무도 안하고, 돈 쓰는 얘기만 한다. 제 돈 풀어 주겠다는 놈은 아무도 없고 부자들 등쳐서 뺏어다 주마, 이게 거의 유일한 대안인 듯하다.
선거 때는 대기업, 부자들 마구 조지는 척하다가 당선되고 나면 흐물흐물해져서 대기업 위한 정책 줄줄이 내놓고, 부자들하고 어울리는 게 정치인들이다. 정치 얘기 나오니 열이 나서 엉뚱한 주제 밑에 지저분하게 글이 길어졌다.
이처럼 개들도 주인과 협상, 타협, 요구, 협박 등을 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윤택하게 설계하는 듯하다.
우리집 주인공 리키(요크셔 테리어 3세, 3킬로그램)가 그 선봉에 서 있다.
사실 우리집 터줏대감이 된 바니(말티즈 12세, 5킬로그램)는 모든 걸 주인의 처분에 맡기는 수동형 애견이다. 이 아이는 주인이 줄 때까지 잠자코 기다린다. 때가 좀 늦어도 눈만 끔벅거린다. 주인의 처분만 기다립니다, 이런 식이다. 말하자면 불쌍 모드를 유지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개가 이러하다.
그런데 리키는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주인으로서 직접 길러본 십수 마리의 개들을 보건대 이렇게 요구가 많고, 직접적이고,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놈은 처음이다.
리키는 소파에 올라가 곰돌이 인형을 물고 놀다 마루에 떨어뜨리면 그걸 주워 올려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대개의 개라면 주인 눈치를 보면서 낑낑거리는 게 전부일 것이다. 이놈은 마치 "떨어진 거 못봤어? 어서 주워줘! 왜 보고도 가만있는 거야?" 이렇게 야단을 치듯이 소리를 버럭 지른다.
식사할 때도 바니와 리키는 나란히 앉아 얻어먹을 준비를 하는데, 늘 그렇듯이 바니는 얌전하게 앉아 주인의 처분만 기다린다. 하지만 리키는 "왜 안줘? 왜 빨리 안주는 건데?" 이렇게 따지듯이 소리를 질러댄다.
아침이면 여섯 시경에 무조건 주인을 깨운다. 안일어나면 머리를 물어뜯고, 콧속에 혀를 밀어넣고, 심지어 얼굴을 긁어대기도 한다. 안일어날 수가 없다. 하는 수없이 일어나 사료를 줘야만 잠잠해진다.
낮에 산책 나가는 것도 거의 강압적이다. 현관에 먼저 나가 소리를 마구 질러댄다. 안나가면 아무것도 못하게 소리를 질러댄다.
이놈은 침실 모서리에 또아리를 틀고앉아 밖을 감시한다. 사실상 다른 데는 관심없고 오로지 부엌만 노려본다. 그것도 냉장고를 지키는 게 주요 임무다. 냉장고에서 먹을거리가 나온다는 걸 이놈이 잘 안다.
- 침실에 앉아 냉장고를 감시 중인 리키
이에 비해 바니는 일절 그러지 않는다. 모든 게 주인의 처분에 따르겠다는 자세다. 바니는 주인을 지긋이 바라보는 것이 유일한 낙인 것처럼 주인이 거실에 있으면 거실에 누워 바라보고, 서재로 가면 서재로 따라가 역시 한없이 바라본다. 간식 달라는 말도 없다. 리키 놈이 나서서 얻어먹게 되면 어차피 같이 먹을 거, 먼저 달라는 법이 없다. 심지어 사료를 늦게 줘도 굳이 보채질 않는다.
- 오직 주인에게만 관심있는 할머니 바니
개는 인간에게 붙어 사는 것이 사냥을 해서 먹고사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스스로 가축이 된 동물이다. 가축에서 애완동물로,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진화하는 동안 이 개들은 어떻게 인간을 상대헤야 유리한지 나름대로 열심히 연구를 한 듯하다.
우리 리키만이 아니라 SBS <동물농장>을 보면 인간과 완전 동화를 꿈꾸는 개들이 더러 나온다. 주인이 제 감정을 못이겨 그렇게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우리 리키처럼 태생이 그런 놈도 더러 보인다. 싸가지 없는 놈들이지만, 이놈들은 그 싸가지를 상쇄할만한 애교를 부리고, 재롱을 떤다. 주인이 저 없으면 못산다는 약점을 간파하기라도 한 양 파고든다. 잘 잘 때 보면 내게 와서 팔베개하고 10분 정도 잠을 자주다가 내가 잠들면 몰래 빠져나가 엄마한테 가 또 한 잠 자고, 그 다음에는 누나한테 가 한 잠을 청한다. 나름대로 진지하게 서비스를 하는 듯하다. 그러면서 주인들의 표정을 읽고 "거봐, 당신들은 나 없이는 못살걸?" 이렇게 심리를 읽어버린 듯하다.
- 바닥에 떨어진 곰돌이를 바라보는 리키. 마구 소리 질러 주인이 집어오게 한다.
개의 역사에서 인간의 잉여식품이나 얻어 먹던 시대는 분명히 지난 것같다.
개의 진화 사다리에서 리키가 그 선두에 서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이놈들이 인간에게 요구하기 시작한 듯하다.
지켜봐야겠다. 어디까지 기어오를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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