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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애견일기3 - 리키 바니

[스크랩] 미우마우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지난 20여년간 약 15마리 정도의 개를 길러온 사람입니다.

이제 두 마리만 남아 있고, 다른 아이들은 다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가장 오래 산 아이가 18세까지 살아준 요키이고, 일찍 간 아이는 14살에 간 믹스입니다. 다른 아이들이 하늘 간 무렵은 15, 16, 17세 등입니다. 비교적 오래 살았다고들 옆에서 말해주지만 저는 아이들을 더 살리지 못해 통탄스럽고, 아이들이 갈 때마다 비통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치료 중에 죽은 아이, 안락사 시킨 아이, 병으로 죽은 아이, 하나 같이 사인은 제게 있었습니다.

 

세상 일은 그렇게 깔끔하고 완벽하지 못합니다.

아이들에 관한 한 저는 돈을 아낀 적이 없습니다. 백만원이 넘는 수술만 대여섯 차례 해주었으니까요. 안락사를 결심하기까지 외국에서 약을 구해 치료하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기울였지만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유선염을 앓던 아이에게 의사의 권고대로 자궁적출술을 해주었어야 하는데, 그만 제가 무지해 그런 짓은 못한다고 버티다가 결국 온몸에 암이 퍼져 죽은 아이도 있습니다. 뒤늦게 온갖 약을 다 써도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돈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수술 좀 해달라고,한 달만 더 살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제 실수로 아이들에게 아픔을 주기도 하고, 어리석은 탓에 고통을 주기도 했습니다.

공부가 안된 상태에서 유기견을 데려다 기르다보니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기는 일이 많았습니다. 무지 때문에 생긴 사고도 여러 번 더 있었습니다.

 

미우마우님, 저는 지금 미우마우님의 사랑과 배려로 내게 입양된 리키를 기르고 있습니다. 또한 지독하게 학대받으며 살던 바니를 리콜해서 기르고 있습니다. 바니는 하반신마비로 소변을 보지 못합니다.

저는 이 아이들을 기르면서 큰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리키는 내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가족입니다. 내가 이 아이들에게 주는 사랑보다 이 아이들이 내게 주는 사랑이 결코 적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과거에 아픔이 있었듯이 우리 인간들도, 또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늘 행복할 수만은 없습니다. 자식 일로, 아내 일로, 가족 일로 두려운 순간이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견뎌나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우리네 인생이 그러하듯이 유기견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카페 운영진의 눈에 띄었다고 해서 이 아이들이 모두 로또를 맞는 건 압니다. 최선을 다해도 부족한 게 세상 일입니다. 하려고 해도 안되는 일이 있고, 해도 안되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미우마우님,

앞으로도 유기견을 돌봐온 그 정성과 사랑, 결코 잊지 마시고 용기 내시기 바랍니다.

우린 서로서로 위로하고 격려해야 합니다.

리키가 내 곁에 있는 한 미우마우님의 고마움을 잊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밤마다 제 겨드랑이로 기어들어와 팔을 베고 눕는 리키에게 속삭입니다.

최선을 다해 사랑하겠노라고. 하지만 그 최선이란 그야말로 최선일 뿐입니다.

완벽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사랑이나 정성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우마우님,

저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리키 아빠 알타이하우스

* 리키가 곰 잡는 동영상이라도 보시면서 위로 받으시기 바랍니다.

 

 

 

 

 

 

 

 

 

 

 

출처 : 유기견 입양 카페 해피엔딩레스큐
글쓴이 : 알타이하우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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