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막내견 리키(원래 이름은 도조 주니어 리키, 줄여서 리키도조, 더 줄이면 리키)는 배가 고프면 가족 중 한 명에게 다가가 살살거린 다음 냉장고 쪽으로 유인하는 버릇이 있다.
그때마다 가족들은 참 신통한 녀석이라며 감격하여 스틱이나 껌이나 과자 같은 걸 하나씩 내주곤 했다.
우리는 이런 리키를 가리켜 천재견이라고 부르는 걸 서슴치 않았다.
그러던 지난 월요일,
친구가 사는 수원 관사에 가니 마침 집에서 데려온 요키가 있었다.
크기는 리키하고 비슷하고, 나이만 리키보다 많은 다섯 살이다.
그런데 이 녀석이 손님 한 명에게 살살거리며 계속 냉장고 쪽으로 유인했다.
귀찮아 하던 이 손님이 마지 못해 일어서니 아니나다를까 냉장고 앞으로 달려가 꼬리를 치는 게 아닌가.
앗, 익숙한 풍경이다!
주인에게 물으니, 원래 저런단다. "넌 이제 밥이 됐다." 그러면서 손님을 놀리는 게 아닌가.
이 날 이후 리키의 신선도는 반감되었다. 천재견에서 보통견, 범견이 된 것이다.
- 리키, 넌 이제 보통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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