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농촌테마파크에 다녀왔다.
원래 5월 4일 - 8일까지가 행사 기간인데, 그때 가면 사람에 치여 귀찮을 것같아 끝나자마자 9일에 갔다.
역시나 사람이 드물어 꽃을 감상하기는 좋았다.
하지만 행사 끝났다고 물을 잘 안주었는지, 개화 시기가 지났는지 그새 시드는 꽃이 보인다.
입구에서 기분이 상한다.
아마릴리우스가 시들어가고 있다. 물 줘도 안될 것같다. 지는 꽃도 꽃은 꽃이니 예쁘게 봐주자.
용인농촌테마파크는 용인시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데, 여기 보면 이 테마파크의 설립 취지를 읽을 수 있다.
기단에 보면 버섯, 오이 혹은 호박, 마늘, 포도, 벼 등이 보인다. 하지만 실제 들어가보면 서양꽃 일색이다. <농촌테마파크>라면서 <서양꽃테마파크>로 보인다. 일단 사진 보시면 안다. 여기 가면 농작물은 거의 안보이고(샅샅이 안봤으니 단정은 못하겠고), 화훼단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농촌테마파크로 들어가는 내동이라는 마을 논밭에 모는 자라지 않고 유채와 연 등이 자란다. 농촌테마가 아니라 농촌 개조 테마로 보인다. 농사 짓지 말고 꽃 심어 돈 벌자는 구호가 들리는 듯하다. 농업기술센터가 하는 일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농촌테마파크로 올라가는 길. 경사가 심해 노인, 어린이, 허약자는 좀 힘들겠다. 휠체어 밀고 올라가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주민증을 내미니 입장료 공짜란다. 용인시민인 덕분에 우리 부녀 요금 6000원 면제받았다.
주민세 낸 보람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농촌테마파크 감상은 이것으로 끝이다. 꽃이야 예쁘다. 그런데 농촌테마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사진은 찍어왔으니 저 뒤에 걸기로 하고, 내 눈에 보이는 진짜 아름다운 꽃이 있어 앞에 모시련다.
행사기간이 아니라 그런지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많이 찾아왔다. 이놈들 줄지어 걸어가는 걸 보니 기분이 어찌나 좋은지 졸졸 따라다니며 몇 컷 찍었다. 뭐니뭐니해도 사람꽃이 제일이다. 아무리 봐도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정말 행사 끝나고 가길 백번 잘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아기꽃들을 언제 이렇게 실컷 구경하랴.
아래 사진은 이 아기꽃들이 메고 온 가방을 나란히 모아 놓은 풍경이다.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애기들이 예쁘니 이놈들이 메고온 가방까지 예뻐 보인다.
이제 애기들만은 못하지만 꽃구경을 하자. 단, 농촌 테마는 아니다. 저 위까지 올라가보지 못해 농촌테마가 거기 꼭대기에 있는지 없는지 확인은 못해봤는데, 하여튼 나는 못봤다. 아쉽지만 서양꽃 테마를 구경하자.
기록하는 버릇이 있어 꽃이름을 일일이 찍어왔다.
아래는 여러 꽃이 함께 있는 걸 모은 건데, 역시 사람이나 꽃이나 어울려야 제맛이다. 홀로 고고한 척, 저 혼자 잘난 척해봐야 여럿이 조화를 이룬 것만 못하다. 더불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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