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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성호 스님에게 드리는 지지와 당부의 말씀

추악한 전쟁 <월남전>은 누가 종결시켰나?

- 정한영(前 성호 스님)씨에게 보내는 지지와 당부의 말씀

 

정한영 씨가 조계종 수뇌부의 도박, 성매수, 술판 등 참담한 마구니 짓을 폭로한 지 여러 날 되었다.

자승 총무원장이나 명진 쪽에서 비겁한 대응이 잇따른다는 소식이 들린다.

권력자는 늘 그러는 법이다. 그래서 내가 이 글을 쓴다. 겁먹지 말고 용기있게 나가라고.

 

자승 총무원장의 '홍위병'을 자처하는 듯한 이들이 지금 정한영 씨가 비구니를 성폭행했다, 돈을 해먹었다는 등의 이유로 고발하는 등 치졸하게 맞받아치는데 관전자가 보기에 너무 유치하다. 수십년간 수행하여 그 자리에 앉아 있다는 <머리깎은이>들이 왜 생각은 시정잡배와 그리 큰 차이가 없는지 정말 감탄스럽다. 너도 성폭행하면서 내가 풀살롱에서 좀 즐기기로서니 뭐가 잘못됐냐는 식의 이 발상, 놀랍다.

 

정한영 씨는 폭로자다. 당신이 성폭행범이든 강도든 살인범이든 당신에게도 그들의 죄를 밝힐 자유와 권리가 있다. 투표권 있으시잖는가? 그럼 주권시민이시다.

만약 당신에게 죄가 있다면 떳떳이 밝히면 된다.

다만 한 가지 부탁할 게 있다. 자승이 당신을 핍박했든 안했든 개인 원한으로 이 문제를 보지 말고 종법에 따라 대응하라는 것이다. 부처님에게 묻고 스스로 답하고, 행동하시라.

우리 사회에는 폭로자나 내부고발자를 짐승취급하는 더러운 문화가 남아 있다.

본디 진실을 밝히는 사람들은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법이다.

사회와 집단에서 매장되는 건 두번째다.

특히 진실을 말했다고 목숨을 잃은 분들이 어디 한둘인가.

당신에게 그런 결기가 있는지, 그런 정의를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지금부터라도 갖기 바란다.

만일 정한영 씨가 조계종 승려들의 부패하고 추악한 몰골을 종도들에게, 신도들에게 낱낱이 까보여 붓다의 가르침이 정법으로 펼쳐질 수만 있다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저 임진왜란 때 훼불폐불을 일삼던 유림들이 구원을 요청할 때, 단지 붓다의 정법을 지키기 위해 불살생의 계율을 어기고 승군을 일으킨 선조들을 생각하시라.

아래 글 보시면서 용기 갖기 바란다.

이렇게 큰 사건도 결국 한 인물의 용감한 폭로로 깨끗이 정리되었다.

 

추악한 전쟁 <월남전>은 누가 종결시켰나?

 

내 8촌형은 월남전에 소총수로 파견되어 월맹군과 싸우다 살아 돌아왔다.

갈 때는 어떻게 갔는지 모르지만 형이 돌아올 때 미군 전투식량을 잔뜩 가져와 그때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때 일이라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 못했다.

대학생이 돼서야 한국군은 미군의 용병이 되어 출전했으며, 그 대가로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 중화학공장, 비료공장 등이 건설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머슴질도 하는데 가난한 나라 동포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남의 나라 용병으로 갈 수도 있다. 이 형과 형들의 전우들 덕분에 우리나라는 지금 선진국이 되었다.

 

그런데 미국은 왜 한국군을 용병으로 갖다썼을까?

미국 인구가 우리보다 다섯 배가 넘는데 굳이 우리 군대를 데려간 이유가 뭘까?

대학에 다닐 때 이런 고민을 했다.

그뒤 월맹군과 베트콩의 처절한 저항으로 월남전은 시들해지고 마침내 미군은 월남을 버리고 떠났다. 한국군 역시 아무 보람도 없이 남의 나라 국민들을 죽이다가 돌아왔다. 패전한 미국도 고마워하지 않고, 승리한 월남도 우리에게 고마워하지 않았다. 우리 형은 뭔가.

 

이 무의미한 전쟁을 종결시킨 사람은 뜻밖에도 미국 대통령이나 미국 의회가 아니라 다니엘 엘스버그라는 개인이다. 이 분이 아니었다면 8촌 형 뿐만 아니라 우리 형도 참전했을지 모르고, 나도 남의 나라 전쟁에 끼어 무슨 고초를 겪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왜 거기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냥 방아쇠를 당겼을 것이다. 우리 형인들 뭘 알고 베트콩이며 월맹군을 향해 총을 쏘았겠는가.

하지만 다니엘 엘스버그의 용기는 이 모든 비극을 종결지었다.

 

어떻게 한 개인이 국가와 국가간의 전쟁을 끝낼 수 있을까.

(Daniel Ellsberg was born April 7, 1931) * 이 글에 대한 바이코드 해석은 <여기로 가면 볼 수 있다> 물론 회원 전용이다.

-월남전은 조작된 전쟁이라는 사실을 폭로하는 엘스버그. 이 거대한 음모를 폭로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이런 폭로를 과감히 보도할 수 있는 언론, 이것이 미국의 힘이다.

 

자, 통킹만 사건으로 올라가보자.

베트남군이 미군 전함을 공격했다는 '통킹만 사건', 하지만 베트남군은 미군을 공격하지도 않았고, 미군 역시 베트남군의 공격을 받은 바가 없다.

하지만 1차세계대전으로 세계무대에 등장한 미국은 2차세계대전을 통해 세계 최고의 강대국으로 성장했다. 또한 육이오전쟁에 참전하면서 전세계 군대를 지휘하는 맹주로서의 지위까지 획득했다. 전쟁이야말로 '영국의 마이너들이 만든 미국'을 수퍼국가로 만든 힘이다. 또한 2차세계대전 이래 군수산업으로 번창해온 미국에 '평화'란 곧 그 많은 군수산업의 가동 중지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육이오전쟁이 휴전으로 마감된 이후 꽤 오랫동안 군수업자들은 전쟁 수요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

공장을 가동시키려면 어디선가 전쟁이 나야 하고, 그래야만 무기를 만들어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래야 정치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때 나온 궁여지책이 통킹만 사건이다. 월남을 자극해 전쟁을 일으키고, 그래서 미군을 파견해 미국인들의 세금으로 군수업자들의 배를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존 F. 케네디가 동조했다.

기획은 로버트 S. 맥나마라가 했다.  

-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로버트 S. 맥나마라 국방장관

포드자동차 사장으로 명성을 날리던 그를 케네디가 스카웃해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케네디는 그를 적극 신임했다.

이 신임을 바탕으로 맥나마라는 누군가의 상상력이 지어낸 <통킹만 스토리>를 대본으로 전쟁을 일으키는데 앞장섰다. 그래서 월남전을 '맥나마라 전쟁'이라고도 한다.

이 전쟁 조작 사실을 열람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국방부 연구원은 36명이나 되었다. 그러니 나머지 35명은 <대의를 위해, 혹은 조국을 위해, 혹은 개인의 안위를 위해> 입을 다물었다.

 

그때 대니얼 엘스버그는 이 보고서를 읽고난 뒤 무고한 미국 청년들이 탐욕스런 군수업자들과 이들에 결탁된 정치인들이 벌이는 '머니게임'에 동원되어 무수히 희생되고 있다는 걸 알고는 용기를 냈다.

1971년 6월 13일, 엘스버그는 마침내 용기를 내어 국가1급기밀문서인 펜타곤 보고서를 빼내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두 개 신문사에 제보했다. 이 용기있는 두 신문사는 마침내 월남전이 조작된 전쟁이라는 사실을 연재로 폭로하기 시작했다.

연재는 닉슨 정부의 고소로 일단 3회만에 중단되었다.

 

- 닉슨 대통령은 결국 이 사건으로 재선에서 불리해지자 무리하게 워터게이트 사건을 일으켜 실각하게 된다.

 

닉슨이 맡고 있던 미국 정부는 마치 폭력집단이 되어 1971년 6월 30일, 미국 역사상 가장 치욕스런 언론 탄압이라고 볼 수 있는 <사전억제 명령(prior-restraint)>이라는 걸 내렸다. 엘스버그는 배신자, 매국노, 국가모독범죄자 등등 가능한 한 가장 무서운 딱지가 붙어버렸다. 아마 계좌추척도 당하고 이성관계, 범칙금 미납여부까지 깡그리 조사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 대법원은 6대 3의 판결로 신문보도를 허용했다.

이로써 닉슨 정부는 월남전을 더 지속시켜야 할 명분을 잃고, 전쟁은 마침내 수습되기 시작했다.

 

엘스버그 타임지 표지인물로 오르고, 이후 반전 활동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현재 모습.

 

* 정한영 씨가 왜 <조계종의 고승대덕 가면 쓴 마구니들>과 싸우는지 알아보려면...

<성호 스님은 호법신장인가?>

<너무 탐욕스럽고 무식하고 오만한 승려들 - 도박 파문에 붙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