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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희망아, 행복은 항상 불가능이나 절망 뒤에 숨어 있단다

희망아, 힘들지?

 

네가 힘들다면 혹시 이 사람 한번 볼래? 이 사람은 광산 근처에서 텐트를 만들어 팔던 사람이었어.

어느 날 군납업자가 찾아와 군용텐트 10만 장을 주문했어. 이 군납업자는 육군에서 주문을 받은 거였어. 신이 났지. 돈 떼일 염려도 없고, 물량도 많고.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텐트용 질긴 천을 사다가 텐트를 만들어냈지. 납기를 맞추려고 일꾼도 많이 고용했어.

마침내 텐트 10만 개를 다 만들어 군납업자에게 연락하니 그만 육군에서 사지 않겠다고 한다면서 나자빠졌지. 당장 소문이 나자 일꾼들이 품삯 달라고 대들고, 천을 외상으로 가져다 분 포목상에서는 아예 진을 치고 앉아 돈을 내놓으라고 소리쳤다. 전재산을 처분해도 빚을 다 갚을 수가 없었어.

이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니? 지금 같으면 파산신청이라도 하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던 시절이었어.

세상에 힘든 사람이 많다지만 이 사람 많큼 절박할까? 10만 장이나 쌓여 있는 저놈의 텐트는 어느 세월에 판다지? 그 많은 걸 누가 사기나 하겠어?

 

 

한 사람 더 보자구.

이 사람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노예로 팔려가 노예선에서 하루 종일 노를 저었어.

배가 바다에 나가기만 하면 노를 잡아 항구에 닿을 때까지 젓는 거야.

평생 노를 저어야만 하는 형벌을 받은 거지.

이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지?

노를 젓다젓다 지쳐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우리는 대개 어디까지는 가능하고 어디서부터는 안된다고 한계를 그어놓고 살지.

내 주제에, 내 형편에, 네 실력에, 네 힘으로... 이러면서 한없이 한계를 그어대.

자기에게도 한계를 긋고, 아내며 남편이며 자식에게도 한계를 긋고, 친구에게도 긋고, 부하 직원이나 동료에게도 잔인하게 한계를 그어대지.

하지만 분명히 말하지만 희망이란 그 한계의 끝에 매달려 있더라구. 0.1%만 더 나가면 되는데 대개는 그 이전에 절망하거나 포기하더란 말이지.

 

 

난 비관적인 생각, 심장 가득 찬 분노, 절망의 노래, 죽음의 찬가만 부르는 사람들을 아주 싫어해. 하루 종일 남 욕하는 걸 직업으로 삼아 해가 지도록 헐뜯고 악다구니하는 사람도 있지. 정치판에는 그런 사람들이 아주 많아. 일시적으로 그런다면 모르지만 그게 습관이 돼버리면 그만 그 사람 인생이 그렇게 돼버린다구.

 

프랑스에서 이런 실험을 한 적이 있대.

죄수의 눈을 가린 다음 단두대에 목을 대게 했지. 그러고는 작두칼 대신 가벼운 널빤지를 떨어뜨렸어. 그때 쇳덩어리가 떨어지는 듯한 소리를 내주었어. 그런 다음 따뜻하게 데운 물을 이 사람의 목에 부었어. 마치 피가 흘러내리는 듯했겠지.

7분이 지난 뒤 의사가 이 죄수를 살펴봤는데 이미 숨이 끊어져 있더래. 사실 죽을 이유가 하나도 없거든. 그런데 자신이 죽는다고 믿으니까 정말 죽은 거야.

 

한 남자가 냉동차에 갇혔어. 물건을 꺼내던 중인데 문이 바깥에서 잠긴 거지. 그런데 몇 시간 뒤 이 사람은 시체로 발견됐어. 그런데 이상한 일은 이 냉동차는 당시 시동을 걸지 않아 냉동이 되지 않는 상태였어. 공기도 충분하고, 온도도 적당했어. 하지만 냉동차라는 사실만 생각해서 그는 스스로 얼어죽을 거라고 믿었던 거지.

 

옛날에는 잔인한 실험이 많았어. 한 남자를 눈가리개를 하여 의자에 앉혔어. 그때 이 남자의 정맥이 예리한 칼날에 베였어. 실은 가짜로 슬쩍 스치기만 한 거지. 그래놓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나도록 했어. 실은 얼음덩어리가 녹아 떨어지는 물이었지. 하지만 이 남자는 실제로 사망했어.

 

자, 앞으로 가볼게.

텐트업자, 지금도 울고 있구나. 그는 절망하여 거리를 헤맸지.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어. 너무 지쳐 길을 가는데 마침 광산에서 일하고 나온 광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해진 옷을 기우고 있는 걸 보았어. 돌을 쪼고 깨고 부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옷이 남아나질 않는 거지. 광부들이 입는 옷은 면바지라서 날카로운 돌끝에 베이면 그대로 찢어지곤 하거든. 그러다보니 광부들은 틈만 나면 옷을 기우는 게 일이었어. 옷을 기우지 않으면 살이 베이니까 어쩔 수 없이 기우고, 기우는 거지.

무슨 생각 안들어? 바로 여기거든. 여기가 바로 절망의 끝자락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하는 그 곳이야.

 

 

이때 텐트업자의 머릿속에서 번개가 치는 듯한 영감이 떠올랐어.

그는 빚쟁이들이 진치고 있는 공장으로 돌아가 미싱 앞에 앉았어. 그러고는 텐트를 잘라 작업복을 만들었어. 텐트용 천은 너무나 질겼기 때문에 미싱 바늘이 잘 먹지 않았지만 그는 열심히 옷을 만들어 그걸 광부들에게 가져갔어.

광부들은 텐트업자가 만들어온 옷을 보더니 다들 환호했어. 이제 바느질을 안해도 되겠다면서 좋아한 거야. 텐트업자가 만든 옷은 금세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어. 소문이 나면서 다른 지역 광산에서도 주문이 밀려들었어. 텐트 10만 장은 다 옷으로 변해 모조리 팔려나갔고, 텐트보다 더 비싼 값에 팔려나갔지. 물론 빚도 다 갚고, 도리어 엄청난 돈을 벌었어. 이 텐트옷이 바로 레비 스트라우스야. 절망하던 그 사람의 이름이야. 그가 텐트를 찢어 만든 게 바로 최초의 청바지야.

 

- 독일계 미국인 클라우드 레비 스트라우스

 

그 다음 노젓는 노예를 볼까.

그는 기왕 하는 일, 노젓는 일을 정말 열심히 했어. 그러다보니 팔뚝이 강해졌지. 다른 노예들은 어떻게든 힘을 덜 쓰려고 눈치 보면서 건성으로 일했지만 이 노예는 진짜로 열심히 일했어.

너무 열심히 일하다보니 팔뚝이 굵어지며 근육이 불끈 솟았지. 그걸 보고 다른 노예들이 비아냥거렸어. 노예가 팔뚝이 굵으면 노를 더 저을 일 밖에 없다면서.

 

어느 날 전차 경주가 벌어졌는데, 그의 주인이 출전했어. 그런데 마침 전차를 몰아줄 사람이 없었어. 그때 팔뚝이 굵은 이 노예가 생각나서 주인은 그를 불러 전차를 몰게 했어. 이 노예는 힘차게 전차를 몰아 마침내 주인을 우승시켰어. 우승의 대가로 그는 노예 신분을 벗어났지. 자유의 몸이 된 거야. 그가 벤허야.

 

 

희망아, 너와 내가 무슨 차일까?

돌과 꽃이 무슨 차이일까?

물과 바람은 무슨 차이지?

그래, 깊이 깊이 파고들어가면 결국 다 같은 원자야.

원자를 보면 어떤 원자든지 다 비슷해. 양성자와 중성자로 된 핵이 있고, 그 둘레를 전자가 돌고 있어. 모든 원자 모양이 다 똑같아. 다만 전자의 갯수에 따라 성질이 약간씩 달라지는 거야. 전자의 개수가 몇 개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란 말이야. 그 미세한 전자가 하나 더 있고 덜 있는 것에 따라 원자의 성질이 달라진다는 걸 생각해보면 정말 재미있지 않아?

 

또 이렇게 생각해봐. 수소와 산소와 탄소란 원자가 있다고 쳐.

수소 원자 두 개와 산소 원자 한 개가 만나면 물이 되지. 하지만 물은 산소도 아니고 수소도 아니야. 산소 성질과 비슷하지도 않고 수소 성질과도 비슷하지 않아. 전혀 다른 거야.

만일 수소와 산소가 만나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수소 두 개와 산소 두 개가 만나면 어떨까?

천만에. 이건 물이 아니야. 먹으면 큰일나. 바로 과산화수소야. 과산화수소는 5% 함량만 돼도 바글거리며 끓어. 만약 100%면 엄청난 독극물이 되지. 폭발력이 얼마나 강하면 로켓 연료로 쓰이겠니.

이처럼 탄소, 산소, 수소의 간단한 결합만으로도 수없이 다른 분자를 만들어낼 수 있어. 단지 한 개냐, 두 개냐 그 차이뿐인데 물질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 되는 거야. 이 세상이 너무나 놀랍지 않아?

 

양성자, 중성자, 전자로 보면 비슷비슷한 것들이 막상 약간의 차이, 아주 미세한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결합을 시키면 깜짝 놀랄 변화를 일으키는 거야. 작은 차이가 상상 못할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내는 거야.

우리 몸은 다 같아. 유전자도 99.9%가 같을 거야. 그런데 이렇게 다르잖아.

그럼 뭐가 다른 거지? 물질은 다를 게 별로 없어. 그래. 전자의 개수가 원자의 성질을 다르게 하고, 원자끼리 만나는 개수 차이가 서로 다른 분자를 만들어내듯이 정신 즉 생각의 차이가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는 거야.

 

스티브 잡스? 토머스 에디슨? 뉴턴? 아인쉬타인?

그냥 인간이야.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야. 유전자, 두뇌, 심장, 다 비슷해.

잡스는 고아원에서 입양 부모 기다리던 아이야. 에디슨은 초등학교 때 퇴학당한 아이고. 뉴턴? 미숙아라서 일도 못하던 어린 농부였지. 아인쉬타인이 바보 소리 들었다는 건 알지?

그런데 그런 그들이 왜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지?

그래, 아주 사소한 차이가 있을 뿐이야.

단지 우리가 그들과 다른 점은 생각이 다르다는 것뿐이야.

 

다시 말하지만 비관적으로 보지 마. 남 헐뜯지도 마. 안된다고, 실패할 거라고 주문을 걸지 마.

스티브 잡스가 PC를 만들어냈을 때 IBM은 PC의 미래를 보지 못하고 단지 잡스의 애플만 죽이려고 들었어. 그래서 값싼 IBM PC를 만들어 내부 설계도를 다 공개해버렸어. 한국, 대만이 열심히 만들었지. 급기야 애플은 죽었지만 그뒤 IBM도 죽다시피 했어.

저 유명한 빌 게이츠도 헛소리를 한 적이 있어. 애플 PC가 나온 뒤인 1981년에 그는 메모리는 640KB면 충분하다고 말했거든. 내가 장담하건대 빌 게이츠도 2기가 램을 쓸걸?

텔레비전이 발명됐을 때 존 로지 베어드란 사람은 "어두컴컴한 실내에서 누가 그걸 보겠느냐?"며 비아냥거렸지. 세계 최초로 전화기를 발명한 벨이 당시 최고의 전신기회사 웨스턴유니언을 찾아갔는데 "이건 아무 소용도 없는 물건"이라며 내쳤지. 택배를 처음 시작한 페덱스란 회사가 있어. 창업자가 이 사업 아이템을 리포트로 써냈는데 담당 교수는 "C학점 이상 받으려면 실현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며 학점 자체를 주지 않았어. 로버트 고다드가 로켓을 발명하자 당시 뉴욕타임스는 "고다드는 작용반작용 법칙도 모르는 사람이다. 고등학교 학생도 아는 그런 물리법칙을 모른단 말인가." 하면서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사실 이런 사례는 너무 많아서 다 적을 수도 없다. 그러니까 네 귀에 대고 "넌 안돼. 그건 불가능해." 이렇게 속삭이는 그 사람이 바로 악마이고 사탄인 거야. 그 사람들 말 믿지 마. 오직 희망만 믿어.

 

 

희망아,

지금 네가 느끼는 그 감정, 네 생각일 뿐이야.

거기에 약간의 전자를 얹거나 빼 봐. 아니면 산소 원자 하나를 더 보태거나 수소 원자를 빼봐.

다른 사람을 만나봐. 산소와 수소가 만나 물을 만들듯이 사람들이 서로 손 잡으면 기적이 일어나.

아주 작은 차이라도 좋아. 뭔가를 시도해봐. 변화, 그래 어쨌든 움직이는 거야.

조금만 바꾸는 거야. 그러면 네가 바뀌는 건 물론이고 세상까지 바뀔 거야.

참말이야, 내 말. 이게 진실이야.

네 앞에 보이고 들리는 모든 것, 네 생각의 결과일 뿐이야.

그러니 네 생각의 힘을 믿어. 네가 만든 세상이야. 네가 만들어갈 세상이야.

힘내. 그리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