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문무대왕은 임종에 이르러 자신을 대왕암에 수장시켜 달라면서 동해를 노려 침노하는 왜적을 막겠노라고 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왜구는 수시로 쳐들어왔고, 조선시대에는 조선을 통째로 먹어치우려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조선 말에는 기어이 조선을 식민지로 삼았다.
문무왕 김법민은 아시다시피 적국 당나라와 손을 잡고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킨 사람이다. 고구려-백제와 신라는 민족이 많이 다른 편이지만, 문무왕이 당의 힘을 빌어 백제를 멸망시키고, 고구려의 남쪽 일부를 가까스로 얻은 뒤 비로소 한민족이란 집단이 형성되었다. 이때 고구려의 일부인 여진족, 거란족 등이 완전히 남이 돼버렸다. 또 압록강 건너편을 영영 중국에 내주고 말았다. 득이 있으면 실이 있고, 실이 있으면 득이 있는 법이지만, 문무왕의 반쪽짜리 삼국통일이라는 게 무슨 가치가 있는지, 외세를 등에 업은 통일전쟁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새삼 생각하게 만든 장본인이 문무왕이다.
난 우리 시조가 고려인이라서 삼국 시절의 뿌리가 어디로 닿아 있는지 모른다. 다만 우리 가문은 시조부터 시작하여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 등 주로 백제 지역에 살아왔기 때문에 신라의 삼국통일에 대해 그닥 감동하지 않는다. 신라의 삼국통일이란 고구려+백제만도 못한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고구려 일국의 국세만도 못했다. 우리 민족을 대륙국가에서 반도국가로 전락시킨 것도 나는 문무왕 대 신라인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고구려의 7년 가뭄 등 불가항력의 요소가 있었지만 역사의 운명은 이렇게 귀결되었다.
문무왕릉에 다가가 물었다.
- 저승 일 뜻대로 안되시는 겁니까, 아니면 생각이 달라질만한 다른 진실이 있는 겁니까.
아니면 백제와 고구려의 조상들로부터 핍박을 받고 계십니까.
왜구를 막기 위해 지었다는 감은사는 왜 쓸쓸한 빈 터가 되었습니까.
- 문무왕 김법민이 동해의 용이 되어 이따금 드나들었다는 감은사 금당 터.
동해의 허무한 왕릉 문무왕 수중릉을 바라보니 옛일은 하얀 파도처럼 스러지고, 슬그머니 일본에 대한 우리 민족의 허섭한 대응 방식에 화가 치민다. 적 앞에서는 기죽어 말을 못하는 사람들이 제 나라 정부, 제 나라 대통령은 쥐를 보듯 때려잡는 데 열중한다. 누천년 우리를 괴롭혀온 일본과 중국이 군비 경쟁에 나서고 항공모함을 발진시키고, 핵무기를 수천 개라도 생산할 만반의 준비를 갖춘 채 로켓을 쏘아올리는데, 우린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반대하고, 국군을 살인 연습하는 집단이라며 조롱하고, 적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하면서 우리끼리 분열하고 비아냥거리고 씹어대기에 바쁘다. 조선이 그렇게 망했는데 또 그 병이 도졌다. 나라 망하기만 간절히 바라는 세력이 너무 많다. 이런 민족이니 늘 외환에 시달리는 거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 식민지, 육이오전쟁이 다 그 못된 국민성 때문에 생기는 전란들이다.
이웃 잘 되는 게 너무 배 아파 데굴데굴 뒹굴고, 적들에게 이웃이 망하면 손뼉을 치면서 좋아하는 이런 더러운 민족성으로는 일본과 중국을 이길 수가 없다.
김영삼 대통령을 저능아 취급하면서 조롱하던 세력들, 김대중 대통령을 빨갱이라며 그악스럽게 몰아대던 세력들, 노무현 대통령을 밤낮없이 씹어대던 세력들, 이명박 대통령을 악랄하게 물어뜯는 세력들이 이 나라의 주류다. 이런 심뽀 더러운 민족으로 어떻게 전쟁을 억지하고 평화를 유지할지 까마득하다.
이러다 나라에 근심이 생기면 말없던 민초들이 일어나 또 나라를 구하고, 세 치 혀만 물고 재잘거리는 세력들은 용케 잘 숨었다가 다시 나타나 또 분열을 조장하고 이 나라의 목덜미를 잡아챈다.
- 문무대왕에게 묻습니다.
당나라와 손잡고 고구려, 백제를 멸망시킨 일이 잘된 겁니까, 잘못된 겁니까.
백제의 후손인 나는 당신을 민족의 영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무당들은 당신을 신으로 여기더군요. 당신은 무속 세계에서는 영웅이 되셨는지 몰라도 <푸른 역사>에서는 영웅이 아닌 겁니다.
혹시 그래서 일본을 누르지 못하는 겁니까? 아니면 일본을 지진과 화산으로 아예 없애버리실 작정이십니까? 높으신 뜻을 미련한 후손들에게 좀 보여주십시오. 왜 우리 이웃에 죄의식도 없고 양심도 없는 왜족을 이대로 방치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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