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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어머니처럼 아버지도 CCTV로 볼 수 있다면

아침 저녁으로 어머니를 CCTV로 만난다.

그러다 어머니가 텔레비전 앞에 앉아 계시면 전화를 걸기도 한다.

한밤중에 일어나 잠이 안오면 CCTV를 켜서 어머니가 편안히 주무시는지 살핀다.

어머니는 침실에 들어가면 좋은 침대에 따뜻한 온열기가 있지만 일부러 거실에서 주무신다.

어디 있는 자식이든 보고 싶으면 아무 때나 에미 보거라, 이런 의미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가 우리 가족을 떠난 지 11년이 되었다. 어머니 혼자 사신 지 11년이 되었다는 뜻이다.

아버지 계신 하늘에도 CCTV를 달아 아버지가 그리울 때 한번씩 들여다봤으면 좋겠는데 언제나 이런  꿈이 이뤄질지 모르겠다. 불가능하지는 않으리라고 믿는다. 다차원 어느 공간엔가 아버지는 계실 것이다. 아니, 계셔야만 한다. 그래야 그곳에 나를 그리워하는 도담, 도란, 도조, 희동, 도롱, 도리, 도신, 다래, 도스, 머루가 아버지 곁에 모여 있을 것 아닌가.

 

내가 하늘 가면 그 하늘에서 내 딸 잘 사나 지켜보고 싶을 텐데 아무려면 안되겠는가.

 

- 오전 12시 40분경, 적외선 카메라 인식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