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후 기사 안내보내던 모닝타임스의 첫 사설 / 원문 보러 가기>
- 돌아오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 114명을 바닷속에 버려둔 채 혼자 탈출
4월 27일, 대한민국 총리 정홍원이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가운데 돌아오지 못한 대한민국 국민 114명을 버려둔 채 전격 사임했다. 전쟁하던 장수가 힘에 부친다고 물러날 수 없는 것처럼 <대한민국 총리>라는 자리는 마음대로 취임하고 마음대로 사임할 수 없는 무거운 자리다. 더구나 돌아오지 못한 채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아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 무려 114명이나 된다. 구조든 수습이든 마지막까지 마무리짓고 책임을 져야지 물병 맞고 욕 좀 먹었다고 사퇴 운운하다 기어이 멋대로 물러나는 것은 책임있는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 물론 그의 지적처럼 아무리 지시해도 먹혀들지 않는 관료들의 <콘크리트 조직>을 뚫지 못해서 걸음걸음이 힘겨웠을지도 모른다. 그건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말을 안해서 이처럼 큰 사고가 터진 게 아니다. 사고 이후에도 구조와 수습이 후진적이고 지리멸렬한 것은 뿌리깊은 관료사회의 끼리끼리 커넥션 내지 해수부, 해경 등지의 마피아 조직 때문이라는 주장도 귀담아 들을 이유는 있다. 공무원 조직의 무능함은 일찍이 재정파탄 위기에 놓인 용인에서도 충분히 보았다. 역북 사태로 역시 5000억원 이상의 채무에 시달리며 몇 달에 한번씩 링거꽂듯 또 돈을 빌려 빚을 막는 악순환에 빠진 용인도시공사도 마찬가지다. 능력이 모자라 못하겠다며 일주일만에 사퇴한 사장은 도시공사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크고 큰 용인시장이 되겠다고 선거에 나섰다. 무능한 시장에 의해 대책없이 직위해제된 두 본부장은 손발이 묶인 채 5개월간 아무일도 못하다가 한 사람은 시장, 한 사람은 도의원에 출마했다. 또 이 사태 이후 도시공사를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노조위원장 역시 도의원에 출마했다. 현재 용인도시공사는 링거를 여러 개 맞아가며 겨우 숨을 쉬고 있는 말기암 환자같은 신세이지만 사장, 본부장, 또 본부장, 노조위원장(모두 얼마 전 사퇴 혹은 직위해제 혹은 휴직 상태)은 도시공사라는 배에서 뛰어내린 셈이다. 이중에는 도시공사를 더 큰 힘으로 구해보겠다는 용기를 가진 사람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건 시민들이 판단할 일이다. 정홍원 총리의 사퇴는 무책임의 극치다. 공무원들은 복지부동하다가, 지리멸렬하다가, 무지무능하다가 재정파탄나도, 큰 사고가 나도 사퇴만 하면 퇴직금 주고, 연금 주는 존재란 말인가. 대한민국,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국민의 나라가 아니라 공무원이 쥐고 흔드는 대한공무원국이 된다. 끝으로 정홍원 총리, 너무 나무라지 말자. 일찍이 임진왜란이 일어나 적병 15만 명이 호호탕탕 밀려올 때 국왕인 선조 이균은 가장 먼저 달아났으며, 저 국경 의주까지 달아나고서도 압록강 넘어 명나라에 망명하려고 시도했었다. 백성은 그의 안중에 없었다. 1950년 6월 25일, 인민군 20만 명이 일제히 휴전선을 넘자 이승만 정부는 서울시민의 탈출로인 한강대교를 폭파시킨 채 저희들 먼저 달아났다. 국민은 안중에 없었다. 뭘 기대하는가. 임진왜란의 국난 속에서도 나라를 구한 건 승려, 노비, 머슴 같은 민초들이었다. 그들이 의병을 조직해 나라를 구했다. 육이오전쟁 중에도 학생들이 일어나 총을 잡았다. 그러니 어지러운 이 나라를 구할 사람은 또다시 국민 뿐이다. 임진왜란에서 선조 이균이란 지도자는 잃었지만 이순신, 권율, 유정 사명당 등 숱한 영웅을 얻었으며, 육이오전쟁에서 이승만이라는 지도자는 잃었지만 무수한 국민 영웅을 얻었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우리는 책임있는 총리, 선장 등을 잃었지만 죽을 줄 뻔히 알면서도 구조에 열중하다 순직한 박지영(승무원), 양대호(사무장) 같은 영웅이 있다.
어리석은 시장이 무리한 경전철을 계획하고 건설하는 동안 공무원들은 누구 하나 반대하지 않았으며, 이후 무능한 시장이 준공 이후 국제중재재판을 걸어 이겨보겠다고 용을 쓸 때도 반대하는 공무원이 없었다. 시의회 다수와 지역 언론 다수마저 이러한 시장들에 부회뇌동하는데 아무렴 공무원이 어떻게 나설 수 있으랴 자조하는 사람도 있었다. 결국 용인시는 하루 1만 명도 못타는 경전철, 재판에 진 뒤 물어준 8000억원의 배상금 등 엄청난 채무에 시달리고 있다. 연 500억원 가까운 운영보조금과 이자 등을 혈세에서 메꿔주고 있다. 그래도 공무원들은 징계받거나 좌천되지 않고 계장은 과장되고, 과장은 국장되고, 국장은 구청장되고, 구청장은 도시공사 사장된다.
- 극락에 피어 있다는 모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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