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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안전사고'는 없다

내가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시리즈를 시작한 12년 전부터 줄기차게 강조해온 게 하나 있다면 박카스라는 제품이 내거는 '피로회복'(광고책임자 유충식. 이런 이름은 꼭 기록을 남겨야 해)이라는 말을 몰아내는 일이었다. 피로하지 않은 사람이 피로해지는 게 피로회복이다. 그러니 박카스를 마시면 피로해진다는 말이다. 물론 피로가 가시고 원기가 회복된다는 의미를 표현한다는 게 그 지경이 된 거지만, 어쨌든 말대로 읽으면 그렇다. 그래서 '원기회복'이라고 하라고 여기저기서 말했지만 쇠귀에 경읽기다. 그러니 박카스 마시는 사람들은 그렇게 피곤하게 쭈욱 살면 된다.
 
이후 내가 관심갖는 말이 '안전사고'다. 세상에 무슨 놈의 사고가 안전한 사고가 다 있는가. 그러면 사고가 아니다. 일본말을 그대로 갖다 쓰다보니 또 이 모양이 된 것이다. 그러니 안전사고란 억지 조어는 쓰지 말고, 그 대신 생활사고라든가 부주의사고 등으로 고쳐 써야 한다. 무슨 말이 좋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좋은 말이 떠오른다. 그러니 남들이 자꾸 틀리게 쓰는 말을 따라 쓰면 안된다. 머리가 있는 민족이라면 그래서는 안된다. 이런 짓은 '대과없이 임기를 마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저질 공무원들이나 하는 짓이다.

 

 

- <피로회복>이란 비문법적이고 비논리적인 말을 퍼뜨려 우리말을 오염시킨 장본인 박카스.

- 안전한 사고란 게 대체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