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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전원 이야기

어머니 안계셔도 여전히 눈부신 고향의 초가을

어머니 안계신 시골이라 별로 가고 싶지 않다. 동네사람들을 보아도 스크린 속의 무슨 다큐멘터리 등장 인물 같다. 어머니 친구분은 시골에 자주 안간 새에 너무 늙어 인사를 드리면서도 깜짝 놀랐다.

텃밭에 심어놓은 배추와 무가 마를까봐 걱정된다는 아우의 채근에 못이겨 가보니 가을꽃이 눈부시게 피어 있다. 하지만 그냥 눈이 부실 뿐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사람 없이도, 사랑 없이도 저희들끼리 피고지는 꼿, 그리 아름답지 않다. 눈여겨 볼 마음이 없으니 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도 찍어보았다. 어머니 없는 고향에서 누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하다. 나 없는 날에도 이처럼 피고지겠지. 나 없는 세상에서도 아우성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