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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기자들의 돈 계산법

 2007/11/17 (토) 11:35

 

요즘 재미난 뉴스가 있다.

김영철 변호사란 자(큰돈 받아먹을 때는 아무말 없더니 쫒겨나고 나니 폭로하는, 먹은 돈 토해놓고 폭로하면 좋을 텐데 저는 먹을 거 다 먹고 혼자 정의로운 척하는 게 마땅찮아서 자라고 씀)가 삼성 떡값 폭로 이후 신문이나 방송 뉴스를 보면 재미있다. 떡값은 5백만원에서 천만원 사이라는데 그 돈이 기자들 눈에는 떡값으로 보이는가 보다. 그냥 뇌물이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떡값이라고 하는 게 우습다. 저희들도 떡값이란 이름으로 얻어먹는 게 있어서 지레 저린 구석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럼 이건 어떤가.
김포외고 부정 사건 뉴스를 보면 "입학 담당 교사 계좌에 뭉칫돈 천만원이 있는 게 발견되었다."고 한다. 신문에도 그렇게 나오고, 텔레비전 뉴스에도 나온다. 교사에게 천만원은 뭉칫돈이고, 검사에게 천만원은 떡값이란 말이다. 이런 정신머리로 기자들이 기사를 받아 쓰고 있으니 뉴스를 믿지 못하고 자꾸 의심해야만 한다.
 
한글날이면 요즘 십대의 우리말 왜곡이 심하네, 네티즌들 표현이 너무 심하네 떠드는 것도 언론이고, 다른 지면으로는 영어로 '스쿨 업그레이드'니 '위클리 어쩌구'니, '오마이뉴스'니 하는 것들도 언론이다.
 
한국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독자들은 좀더 지혜로워져야 한다. 가짜 뉴스 속의 진짜 뉴스를 볼 수 있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