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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당선인과 당선자

2008/01/09 (수) 22:48

 

이명박 씨가 자신을 당선자가 아닌 당선인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하여 모든 언론(조선일보는 당선자를 고수중)이 따르고 있다.

여태껏 당선자라고 하던 언론은 무슨 근거로 그렇게 불렀을까?
물론 특별한 이유가 없다. 그냥 고속국도를 고속도로라고 부르듯이 관용적으로 써왔을 뿐이다. 장애자도 법률적으로는 장애인이다.
이처럼 당선자라는 것도 법률적으로는 당선인이다. 다만 헌법에는 이와 달리 당선자라고 나왔다 하여 헌법재판소는 달리 쓰고 있다. 헌법 다르고 법률 다른 것은 당선인이든 당선자든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말의 도량형이 자리잡지 못하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긴다. 말에는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무시해서 종종 어려운 일이 생긴다.
 
그나저나 '자'는 놈 자라서 이명박 씨가 싫어하는 모양인데, 그 많은 '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인'은 사람 인이라서 좀더 격조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럼 이런 어휘들은 어떡한다지?
 
독자. 후보자. 예선탈락자. 결승진출자. ~한 자(특히 법률에 많이 나오는).
사용자. 소비자. 구직자........
이명박 씨가 벌집을 건드렸구나. 간호원이 간호사되고, 구두닦이가 미화원되고, 청소부가 환경미화원(두 미화원이 한자가 다르지. 정말 웃겨)되던 사건이 또 일어나는 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