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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스크랩] 사람을 차별하지 말되 별차도 잊지 말라

사람을 차별(差別)하지 말되 별차(別差)도 잊지 말라

 

어제 세계일보에 박근혜 정권을 막후에서 농단하는 십상시 관련 기사가 등장하여 오늘까지 시끄럽다. 하루 종일 앵무새처럼 같은 소리를 반복하는 종편들이 모처럼 신이 났다. 그들이 씹을거리를 물었는데, 이번에는 야당이 아니고 그들의 주군인 박근혜다.

 

이 글은 사람을 차별하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별차는 인정하라는 뜻이다.

인류는 저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를 앓고 있는 사람이나 압구정동에서 코 성형수술을 한 사람이나 유전자가 99% 같다. 인간이란 종은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 1% 다른 유전자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여러 가지 차이가 얼마나 대단한지 인식해야만 한다.

물론 나는 우리 아이들의 두뇌나 아인쉬타인의 두뇌나 다를 바 없다고 늘 강조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99% 갖다는 말이다. 1%는 다르다는 말이다.

 

오래 전 1%의 차이에 대해 경험한 바 있다.

<글눈>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분이 있었다. 한참 소프트웨어 산업을 고민할 때라 찾아가 만나보았다. 그는 책을 읽고 99% 읽어내는 프로그램이라며 내게 자랑했다. 그는 소설 한 권을 갖다놓고 글눈으로 읽어 화면에 나타난 결과를 보여주었다. 살펴보았다. 아뿔싸. A4 한장에 인쇄된 소설 내용을 읽어보니 오자가 무려 16자나 발견되었다. 300페이지 책이면  4800자나 오자가 나온다는 말이다. 4800자가 섞인 단어까지 못쓰게 되므로 엄청난 양의 오류가 나타난다. 이후 글눈이라는 소프트웨어가 널리 쓰인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인터스텔라를 보고 너무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졸다 자다 몸을 뒤척거리다 오는 사람도 있다. 99% 같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인데도 그렇다. 아인쉬타인과 아이의 차이도 그런 것이다.

 

1%가 뭐냐에 따라 독극물이 될 수도 있고, 좋은 약재가 될 수도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음료 중 원료는 대개 3% 미만 첨가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들리는가, 새로운 문명이 달려오는 저 말발굽소리가!>에 그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사람은 차별하지 말아야 하지만, 그 별차는 인정해야만 한다. 별차조차 인정하지 않고 C급 사람에게 A급 업무를 주고, A급 사람에게 C급 업무를 주어서는 안된다. 차별 말라는 것은 인격적으로 도덕적으로 무시하지 말라는 것이지만, 별차를 두라는 것은 엄연한 판단과 관찰에 의해 가려쓰라는 것이다. 수능도 별차이고 각종 고시도 별차다. 능력이 안되는 사람을 임용고시에 합격시켜 교사로 만들 수 없고, 능력이 안되는 사람을 사법고시에 붙여 판검사를 만들 수 없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아무리 평등하다고 하지만, 그래서 차별은 없지만 별차는 엄연히 존재한다.

 

트위터를 즐기던 이외수 씨가 가끔 네티즌을 고소하곤 했다. 사람의 별차를 인정하지 않는 트위터의 속성 때문에 생긴 해프닝이다. 인터넷이 생기기 전 신문과 잡지가 언로의 전부일 때는 검증받은 사람만이 글을 썼다. 그리고 글에 문제가 생기면 담당 기자만이 아니라 데스크까지 처벌을 받거나 책임을 졌다. 기자가 되기 위해 국어, 외국어, 역사 등 난해한 시험을 쳐야만 했다. 맞춤법을 틀리는 사람은 기자가 될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터넷 세상이 열리자 그런 별차가 사라져버렸다. 아무나 글을 써도 글이 술술 올라가는 시스템이 생겼다. 자극적인 글을 쓰면 금세 조회수가 올라가고, 이런 조회수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인터넷 세상을 주도했다.

 

그러다보니 별차가 엄연한 사람들이 아무 데서나 뒤섞이고, 그러면서 혼란이 생겼다. 결국은 자정이 되지만 일정 기간은 선전과 선동이 판을 치고, 오류와 거짓이 주도한다. 몇년 전 <솔개의 선택>이란 동영상이 널리 퍼져 회사마다 상영되고, 감동했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솔개는 부리가 빠지면 다시 나지 않으며 발톱 역시 재생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별차가 낮은 사람들은 그냥 믿고 마음대로 감동해버린다. 고구마꽃이 한번 피면 100년만에 피는 꽃이라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별차가 낮은 사람들은 꽃피는 고구마는 일반 고구마가 아니라 자색고구마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자색고구마는 해마다 꽃을 피운다. 10년 전 우담바라 꽃이 피었다고 하여 청계사란 절이 유명해진 적이 있다. 이후로도 해마다 여름이면 우담바라 소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것은 꽃이 아니라 풀잠자라가 까놓은 알일 뿐이었다. 알이 부화하면 꽃이 벌어진 것처럼 보일 뿐, 그것은 알껍데기에 불과한 것이지만 오늘날까지도 우담바라 타령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인터넷에는 수많은 거짓말이 난무하고 있지만 버젓이 게재되어 잘 봤다, 고맙다, 감동했다는 댓글이 따라붙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젊었을 적 * *이라고 소문난 최태민 목사'의 사위 정**와 그렇고 그런 사이이고, 지금 국정을 농단하는 10상시의 대표가 바로 그 정모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십상시란 후한의 황제인 영제(靈帝) 때의 환관 10명을 가리킨다. 봉건시대의 모든 권력은 황제로부터 나오는데, 이 황제의 귀와 눈과 입을 대신하는 것이 환관이다. 그러니까 일반 신하들은 환관을 통해 황제에게 질문하고, 황제 역시 환관을 통해 답을 내린다. 이때 환관이 올바로 전하면 문제가 없지만 황제에게 전할 때 신하의 말을 교언영색하거나 거꾸로 올리면 신하는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르고, 황제의 말을 신하에게 전할 때 역시 그러하면 또 국정이 어지러워지는 것이다. 물론 황제가 똑똑하면 그럴 리가 없지만 묘호에 靈 자가 들어가면 미련한 놈이란 뜻이듯이 영제가 바로 그런 바보였다. 그러니 환관들 역할이 자꾸 커지고, 황제의 명이 없어도 저희들 마음대로 명을 만들어 내려버리면서 국정을 농단한 것이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과 더불어 십상시란 말이 나온 것 자체가 박 대통령에게는 더할 수 없이 모욕스런 상황이다. 대통령이 무능해서 환관이 설친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지금 환관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다. 환관은 엄연한 C급이다. C급에게는 C급 일을 맡기면 된다. 정윤회를 따라다니는 비서들을 보니 그야말로 박 대통령의 과거 '몸종'들이 하던 일을 하던 사람들이다. 그러면 그 역할 이상을 넘보지 못하게 했어야 하는데,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그들에게 국정 최고 판단을 묻고, 국정에 관한 의견을 구한다면 이건 비정상을 넘어 자기 자신을 죽이는 짓이 될 수밖에 없다. <직업에 귀천은 있더라 1> <직업에 귀천은 있더라 2>

 

- 사람은 이렇게 대하라

 

리더십 론에서 자주 강조하는 말이 있다.

리더의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예측과 결단>이라는 말이다.

누군가를 쓸 때 그 사람이 어떻게 일할지 예측이 안되면 알아보기라도 해야 한다. 그래서 결국은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라도 보고, 묻고, 조사하여 그 사람이 어떤 식으로 일할지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에게 무슨 일을 줄지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리더들은 직원이나 부하를 고용할 때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한 마디만 믿고 중책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또 지인의 소개로 왔다는 말만 믿고 덥썩 일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는 안된다. <예측과 결단> 관점에서 보면 그에게 맞는 일만 주고, 그에게 약간 넘치는 일을 줄 때는 어떻게 대처할지 미리 대비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C급 인물에게 B급 일을 주거나 A급 일을 주면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일을 주는 리더는 물론 C급 인물에게 도리어 해가 될 수 있다. 권력이든 돈이든 분수 넘치면 도리어 해가 된다. 그런 사례는 수없이 많다. 복권 당첨된 사람들 대부분이 5년 내 탕진하고, 나아가 빚에 허덕이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람에게 완장을 채워주면 본색이 드러난다. 육이오전쟁 시절 인민군이 남한 구석구석을 장악한 뒤 마을마다 완장찬 머슴, 노비들이 그렇게 했다. 인간은 본래 그런 것이다.

또한 돈뭉치가 눈앞에서 왔다갔다 하면 이성을 잃는다. 돈 앞에서는 정조도 빛이 바래고, 의리도 힘을 잃는다. 이건 인간 본성이다. 이런 기본을 무시하고 왜 사람 차별하냐며 아무나 갖다 쓰면 결국 본인도 망하고 당사자도 망하게 된다. 별차에 맞게 대우하고 일을 맡기는 것이 진정으로 그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도 이런 나의 주장이 너무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런 질문에 답해 보기 바란다.

인간과 인간의 유전자 일치율은 99%라고 했다.

그렇다면 인간과 고릴라의 유전자는 얼마나 일치할까?

놀라지 마라.

98%다. 딱 1% 다르다.

1% 차이 뿐이니 고릴라 데려다 운전기사로 쓸 텐가.

출처 : 바이오코드연구소
글쓴이 : 이재운1045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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