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태양 | 2007/05/02 (수) 18:33
우리집 마당에 석류 한 그루가 있는데
원예업자가 말하기를 위도가 높아서 열매가 안열린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탐스런 꽃이 한달 내내 피었다 지는 모습만 해마다 볼 수 있다.
누가 열매를 맺지 말라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주변 온도가 제 몸에 맞지 않으니
생식 능력을 잃은 것 뿐이다.
그러니 적어도 내게는 석류는 과실나무가 아니라 꽃이나 보는 관상수일 뿐이다.
그런데 올해 이 석류나무에 갑자기 열매가 세 개나 열렸다.
참으로 기적같은 일이다.
봄철 내내 이상 난동이 이어지더니 그게 석류한테는 약이 된 모양이었다.
그러니 올해만은 과실나무의 본분을 드러낸 것이다.
때가 안되어 능력을 숨기고 있지 않은가,
옆에 있는 친구를 잘 지켜볼 일이다.
(1999년. '풍경소리'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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