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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일왕은 일왕일 뿐이다

글 참 비겁하게 쓴다. 
그래서 일왕을 천황이라고 부르자는 건지 왜 똑바로 말을 못하고 빙빙 돌리기만 하는가.

황제란 진나라 왕 영정이 맨처음 쓴 말이다. 
주나라 왕처럼 <제후를 거느린 왕>을 황제라고 고쳐부른 것이다.
유럽에서 쓰는 Emperor도 황제와 의미가 비슷하다.
그런데 일본은 단일국가다. 제후국이 따로 없다. 일제 때는 조선국, 만주국, 대만국 등 제후국을 거느린 셈이니 그때야 그렇게 말해도 어쩔 수 없지만 지금은 안된다. 사전적 의미의 황제가 아니다. 


다만 그들의 말로 텐노라고 부르는 것은 그들의 권리다. 그들이 텐노라고 부른다 해서 우리가 친절하게 황제라고 번역할 수는 없다. 우리말에서 텐노에 상응하는 말은 봉건제 국가 원수를 뜻하는 국왕이다. 그래서 일본국왕, 줄여서 일왕이라고 번역하는 것이다. 허왕, 허주라고 부르지 않는 것만도 다행인 줄 알아야 한다.
* 고종, 순종이 황제를 자칭한 것도 사전 정의에는 맞지 않는다. 
우리끼리 황제지 사전적으로 그는 여전히 왕일 뿐이었다.

<동아일보 / “천황을 꼭 ‘일왕’이라고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