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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강황과 울금의 차이를 보는 여러 가지 주장

강황과 울금은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식물이다.

한국과 중국에서 큰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한의학 때문이다. 

일단 생강목 -> 생강과 -> 강황속 -> 여기에 강황과 울금이 있다.

내가 보기에는 아열대에서는 얼어죽을 염려가 없으니, 덩이뿌리(구근)가 굵게 자랄 필요가 없어 뿌리만 발달하여 강황이 된 것같고, 우리나라 같은 기후에서는 덩이뿌리가 커야만 추운 겨울을 날 수 있으니 그렇게 발달하여 울금이 된 것같다.


<경향신문 / 강황과 울금, 커큐민 성분만 비슷할 뿐 약성은 달라>


난 한의사들이 쓴 글은 일단 믿지 않는다. 자기들도 모르는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언어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몇몇 한의사가 종편이나 티비프로그램에 나와 아무거나 마구 주장을 하는데, 그냥 종교가 다른 사람이 뭐 믿으라고 떠드는 것이려니 여기고 만다.


울금(鬱金)은 기운이 가벼워 막힌 기운[울(鬱)]을 잘 뚫어주고


막힌 기운이란 무엇이고, 그것을 뚫는다는 게 뭔지 난 모르겠다. 의힉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의사들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어떤 설명을 난 보지 못했다.


강황(Curcuma aromatica Salisb.)은 강황뿌리로 선명한 황색으로 쓴맛이 매운맛보다 강하다. 반면 울금(Curcuma longa L.)은 울금의 뿌리로 오렌지색에 가까우면서 매운맛이 쓴맛보다 더 강하다.


쓴맛, 매운맛으로 약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내게는 황당하게 들린다. 더구나 (   ) 속에 인용한 학명은 나무위키와 반대로 나온다. 학명조차 안정이 안된 것이다.


동의보감에도 강황은 기운이 따뜻하고 맛이 아주 신랄(辛辣)하며 효능은 울금보다 강하다고 했다. 반면 울금은 기운이 서늘하고 향이 그리 강하지 않다고 했다.


기운이 따뜻하다, 기운이 서늘하다는 게 무슨 뜻인가. 온도를 재보면 서로 다르다는 건지 설명이 없다. 한의학도 의학을 표방하는데 이런 모호한 표현을 써도 서로 소통이 잘 되는지 궁금하다. '효능이 강하다'는 말도 그렇다. 어느 병증에 효능이 강한지는 안밝히고 그냥 효능 좋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런 효능이란 없다. 


강황과 울금은 모두 어혈(瘀血)을 치료하면서 파혈(破血)하기 때문에 빈혈이 심하거나 안색이 창백하고 빈혈이 심한 사람들은 과용하면 안 된다.


어혈을 파혈한다는 게 뭔지 짐작은 막연히 가는데, 빈혈이 심한 사람이 쓰면 안된다는 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어혈만 없애는지, 일반 피 자체를 없앤다는 건지 모르겠다. 매우 비과학적인 표현이다. 짐작컨대 어혈은 고지혈 같은 걸 가리키는 것같은데, 그걸 푸는 것하고 일반 정상적인 적혈구하고 무슨 상관인가. 


앞으로 강황을 이용한 열성카레, 울금을 이용한 냉성카레도 기대해 본다. 


열성, 냉성의 차이가 뭔지 한의사들은 말을 하지 않는다. 어떤 작용을 한다는 건지 구체적으로 들은 바 없다. <한의사들이 말하는 차가운 성질, 따뜻한 성질이란 무엇인가?>


<조선일보 / 울금과 강황>


여긴 인용문들이 매우 황당하다. 


실학자 홍만선....... 기운이 가벼워 술기운을 높은 데까지 이르게 하므로 신을 내려오게(降神) 할 수 있다. 


미신이 지배하던 조선시대니 그렇다 치자.


조선시대 내내 ‘울금’은 귀하게 사용했다. 울금은 ‘음(陰)’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여겼고 음의 성질을 지닌 귀신을 부르는 데 적합하다고 믿었다. 


음의 성격, 음의 성질이라는 표현도 사실은 미신이다. 이걸 한의사들이 그대로 따라쓴다. 


- 척화파 대신 김상헌)은 청나라로 압송되어 심양의 감옥에 유배된다. 고국에서 온 사신이 그에게 술을 선물하자 김상헌은 시를 남겼다. ‘이태백이 시에서 울금주를 노래했느니, 난릉의 좋은 맛 몇 번이나 마음 기울였던가.’


이건 강황 울금과 상관없지만 하도 웃음이 나와 코멘트한다. 싸우자, 싸우자던 주전파 김상헌이 고국에서 난울금으로 만든 울금주를 마시고도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고는 중국인 이태백이고, 중국 땅 난릉이다. 이런것들이 조선을 이끌었다. 조선시대의 사대부란 이처럼 정신이 아주 썩어빠진 인간들이었다.


<나무위키 / 강황>


이 표제어는 울금으로도 들어가고, 강황으로도 들어간다. 그런만큼 두 식물의 차이가 크기 않다는 뜻이다.

아열대에서 수천 년 자란 것은 강황이란 특징으로 나타나고, 우리나라 같은 기후에서는 울금이 되는 것이다. 마치 한국 인삼, 중국 인삼, 시베리아 인삼, 아메리카 인삼이 서로 맛이 다르고 약성이 달라도 다 같은 인삼이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강황과 울금은 같은 것으로서 서로 오래 떨어진 다른 지역에서 자라다 보니 약성에 차이가 생긴 것뿐이다. 이게 좋다, 저게 좋다고 분별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약효, 약성에서도 한의사들의 주장만 있지 특별히 구분되는 것도 없다. 

결국 머지 않아 식품영양학자들이 정리를 해줄 것이다. 그래야 안정이 된다.

지금도 시장에서는 울금이 비싸네, 강황이 비싸네, 뭐가 더 좋네 자기네들끼리 입씨름을 한다. 미신의 세계는 가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