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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한글날을 기념하면서 정작 한글이 뭔지는 모른다

한글날을 맞아 원내 3당 대변인이 각각 성명 혹은 논평을 냈다. 코멘트하면서 한글과 우리말에 대한 이들의 무지가 얼마나 심한지 들여다본다. 코멘트는 초록색으로 표시한다.


- 새누리당 김성원 대변인 논평

오늘은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訓民正音)을 반포하신지 570돌 맞는 한글날이다.

. 3당 대변인 중 새누리 김성원만 정확하게 표기했다. 맞다. 오늘은 한글 반포 570돌이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만드신 뜻은 '훈민정음'  글자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백성을 사랑하는 참된 마음으로 바르고 실용적인 우리만의 글과 소리를 만들기 위한 헌신적인 노력의 산물이었다.

. <한글을 만드신 뜻은 '훈민정음'  글자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한글과 훈민정음을 헷갈렸거나 글을 잘못 썼다.


전 세계에서도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 전세계가 인정하지는 않는다. 과장이다.


얼마전 작가 한강 씨의 소설 '채식주의자'의 맨부커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영국 BBC는 "세종대왕도 상을 받아야 한다"며 한글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한 사례도 있었다.

. 맨부커상을 받은 건 <우리말> 문학으로 받은 거지 단지 한글로 표기했기 때문에 받은 건 아니다. 다른 작가도 다 한글로 작품을 쓴다. 다만 그 한글에 담긴 말은 우리말이다. 대변인 말이 사실이 되려면 찌아찌아족도 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가와바디 야스나리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해서 이를 가리켜 일본의 가나문자가 탁월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처럼 세계인이 주목하는 한글에는 한민족의 역사와 혼이 담겨있다. 한글은 우리 민족이 겪었던 고난과 시련, 희망과 기쁨이 담겨져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인 것이다.

. 한글은 단순한 문자이기 때문에 여기에 혼과 역사가 담기지는 않는다. 알파벳에 미국의 혼과 역사가 담기는가? 한글이 우리 문화유산인 것 맞지만 고난과 시련, 희망과 기쁨이 담겨 있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 외래어 남용, 오용과 비속어 사용 등으로 한글을 홀대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 외래어를 쓰든 남용하든 오용하든 한글은 홀대당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어든 일본어든 다 한글로 표기한다. 위플래쉬, 뷰티 인사이드, 위아 유어 프렌즈, 다 한글이다. 다만 우리말이 아니다.


우리 말과 글은 국가와 민족의 얼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 국적불명의 어휘 남용을 피하고 우리말을 바르게 쓰고 가꾸기 위한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한글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며 격조와 품격있는 우리말 사용으로 한글의 우수성을 높이는 데 모범을 보이길 기대한다.

. 한글은 그냥 문자다. 격조 있든 없든, 품격 있든 없든 상관없다. 


새누리당은 한글날을 맞아 한글을 아름답게 사용하며 한글 속에 담긴 한국인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 한글은 아름답게 사용하는 게 아니고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한글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주지 않는다. 찌아찌아족이 한글 쓴다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나?


아울러, 한글 창제를 이뤄낸 민족의 얼과 슬기를 이어받아, 한글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대변인

570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 한글날은 1926년에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한글날은 90주년이다. 그래서 훈민정음 반포를 기준으로 하여 570돌이라고 하는 것이다. 사실 여부는 뒷줄이 맞는데, 문장은 틀렸다. 막문장이다만 넘어간다.


- 국립한글박물관의 가갸날 기념식 모형. 1926년.


오늘은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 반포 570돌 한글날이다.


전 세계에서 ‘문자의 날’을 국경일로 삼은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문자 중에서 창제자, 창제목적, 원리, 과정 등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문자가 바로 한글이다.

. 그렇지는 않다. 몽골 문자인 파스파문자, 여진족 문자인 여진문자가 만든 이, 만든 해 등이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이 주장은 거짓말이다.


- 티벳승려 파스파가 만든 몽골문자 비칙. 쿠빌라이칸은 원나라, 기타 칸국에 모두 이 문자를 보급하려다가 실패했다. 1269년 쿠빌라이칸의 명령으로 파스파 스님이 만들었다.


이와 같은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한글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되었다.

. 아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건 훈민정음 해례본이지 훈민정음 자체가 아니다. 기록유산이면 기록이 대상이다. 문자는 기록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한글이 자랑스러운 점은 자신보다 백성을 먼저 생각했던 성군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담겨있다.

한글의 소중함과 함께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되새겨보는 오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진정 국민은 위하는 길을 가고 있는지 묻고 싶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미르?K스포츠 의혹,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 故 백남기 농민의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 규명 문제 등 심각한 국민적 의혹에 외면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되새겨보고 민심을 돌아보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남은 국정감사기간 국민과 더욱 긴밀한 소통하여 ‘민생국감’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 한글날 논평하면서도 슬그머너 정쟁을 하면 안된다. 한 줄 정도야 봐줄 수 있지만 정부여당 비난이 너무 길다. 차라리 우리말 발전에 애쓰겠다고 하든지, 우리말로 논문 써도 국제학회에서 통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든지 해야지 기회만 생기면 남 비난하면 못쓴다.


- 국민의당 손금주 대변인

[논평]한글날 570돌을 맞이해 한글의 발전과 문화가 융성한

대한민국을 다짐한다

. 역시 한글날 570돌은 틀렸다. 한글날은 1926년에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한글날은 90주년이다. 그래서 훈민정음 반포를 기준으로 하여 570돌이라고 하는 것이다. 아래는 잘 되었다.


오늘은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시고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570돌을 맞이하는 한글날이다.

한글은 지난 1997년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 된 세계 문자 역사상 가장 과

학적이고 합리적인 문자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건 훈민정음 해례본이지 훈민정음 자체가 아니다. 기록유산이면 기록이 대상이다. 문자는 기록이 아니다.

- 훈민정음 해례본. 이것이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책이다.

한글창제로 우리민족은 말과 맞는 문자를 가지게 되었고, 지식과 정보의 교환을 통해 생활의 향상, 문화의 융성을 이루게 되었다.


고려시대 가요인 ‘청산별곡’에서부터 고은 시인의 ‘초혼’까지 한글이 있었기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우리 문학들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꽃피울 수 있었다.

. 청산별곡은 한글이 없던 고려시대에 우리말로 창작되어 구전되다가 훈민정음이 나온 뒤에 문자의 옷을 입은 것이다. 몽골, 만주에도 구전가요가 많았는데 파스파 문자 등이 만들어진 이후 기록될 수 있었다. 


한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보배이다. 국민의당은 오늘 한글날을

맞아 한글을 창제하신 선현들의 고마움을 가슴에 새기며, 한글의 발전과 함께 문

화가 융성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