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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바니 도란 도조 도쉰 다래

웃는돌 강아지들

웃는돌 강아지들

나는 2000년에 약 6개월 정도 죽산에 있는 웃는돌에 서재를 둔 적이 있다. 그때 주인인 홍신자 선생님은 외국으로 돌아다니느라 웃는돌 캠프를 자주 비우셨는데, 내가 서재를 구한다고 하니 웃는돌을 쓰라고 하여 가게 되었다.
처음 갈 때는 2년 정도는 써야지 하고 갔는데, 결국 6개월 정도밖에 있지 못했다. 개들 때문이다.

캠프가 워낙 넓어서 나는 입구 쪽에 우리를 넓게 만들고 그 안에 잘 지은 개장 두 채를 들여놓았다. 그러고는 거기에 도롱이, 희동이, 도반이, 다래, 도신이, 도리를 두었다. 한 집에 셋씩 들어가 자라고 두 채를 지어주었는데, 저희들이 알아서 무리를 지었다. 도롱이, 다래, 도리가 한 패가 되고, 희동이, 도반이, 도신이가 한 패가 되는 것이다.
나는 저녁이 되면 집으로 돌아갔는데, 내가 가고 나면 여섯 마리나 되는 이 놈들은 숨을 죽인 채 조용히 밤을 지샌다고 했다. 낮에는 그렇게 시끄럽게 굴던 놈들이 주인이 없다고 기가 죽는 것이다.
매일같이 출근하다 보니 나도 힘들고, 얘들도 힘들어 했다.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시키는데, 그때 뿐 낮에는 도로 우리에 들어가 있어야 했다. 손님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밖에 놓아둘 수도 없고, 또 아랫마을로 내려가 암캐들을 건드릴까봐 조심스러워 그러지 못했다.

평생 목사리도 해본 적이 없는 아이들을 우리에 가둬 놓고 있자니 내가 마음이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더욱이 주말에 어디라도 갈라치면 남에게 사료를 부탁해야 하고, 그러면 이 아이들은 주말 내내 풀이 죽어 지낸다는 집사의 말을 듣고는 결국 내가 서재를 철수했다.

- 당시 사진이 없어 다래, 도리, 도신(왼쪽부터) 사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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