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이가 떠난 뒤 꿈속에서라도 만날까 늘 기다렸다.
어젯밤 그 소원이 이루어졌다. 도란이하고 도신이 둘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꿈이었다.
하필 큰병을 앓다죽은 아이들만 둘이 나타났다. 도신이는 빛나는 황금색 털이고, 도란이는 처녀적의 그 눈부신 하얀색 털이었다.
녀석들이 일부러 가장 좋았던 시절의 모습으로 나를 찾아와 주었다.
그러다가 쥐똥나무담장을 나오는데 도신이는 용케 뛰어나오는데 도란이는 나뭇가지 사이에 끼어 잘 나오지 못했다.
개구멍 쪽으로 가 손짓을 하니 도란이가 가볍게 뛰어나와 품에 안겼다.
도란이는 다시 나를 만나는 게 기쁜지 연신 뽀뽀를 했다. 촉감이 느껴졌다.
캄캄한 저승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는 뜻인지.
정말 언젠가 진짜로 만날 수 있을런지... 그랬으면 좋으련만...
욕심이 있다보니 갑자기 바보가 되는 듯하다.
- 도란이가 강아지 시절에 성견인 코커 스파니엘 도롱이를 따라 눈길을 달리고 있다.
이때는 도란이 짝 도담이가 사망한 뒤라 주로 도롱이가 도란이를 데리고 다녔다.
- 도살장에 끌려가다 극적으로 내게 구조된 도신이. 도신이는 의리가 가장 좋은 아이였다.
내가 친구집 마실을 가면 여러 놈이 따라오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남아 기다리는 건 도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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