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조는 열아홉 살이 되도록 침대 생활을 해왔는데 교통사고난 뒤부터 침대에 오르질 못하고, 또 작년부터 소변이 마려워도 침대에서 내려가질 못해 오줌을 지리는 일이 많았다. 하는 수없이 침대 밑에 자리를 마련해주고 따로 자게 했는데, 며칠 끙끙거리다가 적응하기는 했는데 정서적으로 불안해 사료도 잘 먹지 못하고 설사가 잦았다. 한밤중에 깨어나면 혼자 자기 싫다고 침대에 올려달라고 소리를 지르곤 했다. 스트레스가 심한 모양이었다.
결국 도조가 스트레스를 받자 도조 때문에 잠을 설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 더 좋은 인간이 대신 방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즉 침대가 높은 이유는 침상 위에 매트리스를 깔다보니 높이가 높아지는 것이니, 매트리스만 떼어 방바닥에 내려놓아 높이를 낮추기로 했다. 매트리스만 놓으면 도조가 충분히 오르내릴 수 있다.
용기를 내어 매트리스를 내려놓으니 도조는 좋아라 올라와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소변이 마려우면 알아서 내려가 화장실까지 다녀오곤 했다. 물론 작년 후반기부터는 화장실 가다가 너무 멀다 싶으면 중간에 갈겨버리는 습성이 생기기는 했다. 눈이 안보이다 보니 화장실까지 더듬더듬 찾아가는 게 신경질이 나는 모양이다. 낮에는 잘 안그러는데 밤에는 꼭 중간에 일을 보고 돌아와버린다. 그래도 대변은 무슨 일이 있어도 화장실까지 꼭 간다.
매트리스를 내려놓은 지 두 달 되었다. 도조는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 무엇보다 가족의 체취를 맡으면서 잠을 잘 수 있어서 그런지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은 것같다. 처음에는 사람의 팔이나 다리에 머리를 기대어 잠들지만 결국 매트리스 모서리 쪽으로 나가 머리를 넉넉히 내놓고 잠을 잔다. 시트를 자주 갈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도조가 하늘 갈 때까지는 이 짓을 계속해야만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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