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에 사자산이 있다. 가장 큰 봉우리는 국사봉이다.
그래서 우리 마을 이름이 '사자산 마을'이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 형제들이 자주 찾는, 우리 가족의 성산이다.
2017년 새해를 맞아 형제들과 함께 올라 한 해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어머니와 아버지는 하늘로 가셨지만 당신들의 몸은 사자산 줄기에서 쉬고 계시다.마음에 품고 있는 소원이 있어 하늘과 땅을 향해 중얼거렸는데 사자산 정상에 한 줄기 바람이 불더니 마른 나뭇잎이 가르랑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무렴, 그래야지. 그리 되리라." 나는 그렇게 들었다.사자산이 그렇게 대답했다.
- 사자산 정상 국사봉에 커다란 석영바위가 있다. 석영은 우리 동네에는 어디든 흔하다. 주로 차돌이라고 불렀다. SiO2인 이산화규소의 최종 결정이다. 이 산 아래 우리 종산이 있었는데 일제 때 금광이 발견되어 광산 측에 팔았다. 수직갱이라서 당시 기술로 더이상 채굴할 수 없어 덮어두었는데 오늘날까지 더 캐지 못하고 있다. 매장량은 꽤 되는 모양이다. 대신 곱돌이라고 불리는 활석(화장품과 베이비파우더에 쓰이는)을 캔 적이 있다. 역시 매장량은 무진장한 모양이다.
- 사자산 오르는 길을 보니 쑥이 새로 나고 있다. 올 겨울이 따뜻해서 그렇다. 네째가 중국에서 사온 모자를 내게 주어 써보았다. 청나라 만주족 스타일의 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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