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사람은 자기가 있는 시간과 공간을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
한국에 있으면 미국은 동쪽에 있고 중국은 서쪽에 있다.
신문기자라는 사람이 한국에 앉아 한국 독자를 상대로 기사 쓰면서 <동해안에 몰린 중 원전>이라고 쓰면 못쓴다. 동해안은 동쪽에 있어야지 서쪽에 있으면 그건 동해안이 아니다. 중국은 우리나라 서쪽에 있다. 그렇다면 '중국 동해안'이라고 써야 한다.
전에 어떤 작가가 "광주에 갔다"고 써야 할 자리에 "광주에 왔다."고 써서 내가 혼낸 적이 있다. 글 속 주인공은 서울에 앉아 있는데 그렇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내가 30년간 써온 우리말 우리글이 일본어가 대부분이라는 걸 알고난 뒤 글쓰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무 생각없이 쓰던 말과 글이라도 일일이 살피며 다듬다 보니 그렇다. 모르면 바보처럼 넘어갔겠지만 알았으니 어쩔 수 없다.
내 딸 대학교재를 보고 화가 나서 일본한자어를 우리말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10권짜리 대하소설 서너 질은 쓸 에너지를 쏟아야 할 것같다. 우리 젊은 작가들이라도 우리말로 쉽게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페북이든 어디든 대학이라도 나왔다는 사람들이 우리글 쓰는 걸 보면, 이래 가지고 언제나 좋은 세상이 올까 걱정이 든다.
*** 동해안에 몰린 中 원전, 사고 시 사흘이면 한반도에 방사능 유입
-> 中이 한글인가? 왜 쓸데없이 한자를 쓰는가.
-> 사고 시의 時는 우리말이 아니다. 그냥 순한자다. 때로 써야 한다.
-> 방사능은 성질을 얘기하는 거지 물질이 아니다. 방사능 물질이라고 써야 한다.
-> 유입은 '흘러들어온다' '흘러온다'고 하면 된다. 유입을 한자로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굳이 한자어를 우리 발음만으로 적을 이유가 없다.
*** 고쳐본다. <중국 동해안에 몰린 원전, 방사능 물질 터지면 사흘 안에 한반도로 날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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